김종화기자
'라이프스트로(Life Straw)'는 아프리카 물부족 국가에 공급되면서 혁신적인 발명품으로, 적정기술의 대표 상품으로 유명세를 타지만 아프리카의 상처로 남게 됩니다. [사진출처=유튜브 화면캡처]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 인간이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는, 인간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실제적인 도움을 주는 기술이 적정기술(Appropriate technology)입니다.적정기술은 또 생산 비용이 적게 들고, 유지 보수가 쉬우며, 현지의 재료로 쉽게 제작이 가능해야 하고, 사용법도 쉬워야 한다는 까다로운 조건을 충복시켜야 합니다. 그래서 실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나 제품으로 유통돼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적절한 인프라가 갖춰져야 한다는 단점도 존재합니다.다시 말하면, 선진국의 하이테크놀로지(High Technology)처럼 높은 수준의 기술이 아닌, 가난한 나라의 환경과 욕구에 더 적합한 기술이기에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하지 않습니다.이 때문에 기술을 개발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여건이 부족한 개발도상국에서는 적정기술을 활용하기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국제적 원조나 구호의 과정에서 적정기술이 전수되고, 제품이 보급되는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라이프스트로(Life Straw)가 유명세와 달리 실패한 적정기술의 대명사로 꼽힙니다. 제 3세계 물부족 국가에 공급하면서 사회공헌 측면에서 대단한 호평을 받았고, 혁신적인 발명품으로, 적정기술의 대표 상품으로도 유명세를 탔습니다.그러나 라이프스트로는 아프리카의 상처가 됩니다. 아프리카의 물부족 국가를 지원하기 위해 생산됐지만 아프리카의 모든 국가와 부족에 지원할 수는 없었기 때문입니다.지원받지 못한 부족에서부터 발생한 차별과 소외감은 라이프스트로를 소유하기 위한 범죄로 발전하고, 결국 폭력사태로 번지게 됩니다. 아프리카 오지 주민들로선 만져보기 힘든 개당 20달러 정도에 판매되면서 라이프스트로에 대한 소유욕도 범죄를 부추긴 셈입니다.라이프스트로가 아프리카에 눈물을 준 반면, 큐드럼의 성공적 통용과 차드에서의 사탕수수 숯 개발, 말라위 농가의 태양광 램프와 다용도 충전기 보급, 르완다의 조합 설립을 통한 커피생산과 판매 등은 아프리카의 희망으로 무럭무럭 자라고 있습니다.농촌인구의 55%가 전력으로 차량용 배터리나 등유 램프를 사용하고 있는 캄보디아 농촌 가구의 월 에너지 비용은 전체 생활비의 10분의 1(평균 5~10달러) 정도입니다. 태양광 제품 보급으로 현지 주민들은 월 2달러 이상의 비용을 절약할 수 있게 됐고, 그동안 불가능에 가깝던 야간 활동과 학습이 가능해지면서 삶의 질이 전반적으로 향상됐습니다.[사진출처=굿네이버스]
이밖에도 몽골 굿쉐어링(Good Sharing)을 통한 친환경 적정기술 제품인 난방축열기(G-saver) 판매 및 보급, 네팔 허브 가공시설, 태양광에너지 제품을 생산·보급을 위한 캄보디아 굿쏠라이노베이션(Good Solar Innovation) 등 사회적기업 운영도 적정기술이 적절히 잘 활용되고 있는 모습들 입니다.특히 아시아 최빈국 가운데 하나인 캄보디아 농촌에 태양광에너지 제품을 생산·보급하는 사업을 통해 주민들은 연료 비용을 아끼고, 야간 소득활동과 학습도 가능해지면서 삶의 질이 향상되고 있습니다.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더욱 필요한 '적정기술'입니다. 적정기술이 이들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마법이 되길 기대합니다.굿네이버스 관계자는 "현지의 기후와 환경에 맞는 적정기술 개발이 지역 주민들의 주거환경 개선과 소득증대 등에 커다란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 "적정기술을 현지에 전수하고, 사회적기업 설립 등을 통해 자립을 돕고 있다"고 말했습니다.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