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합격자 올해도 미발령… 서울교육청, 조삼모사식 교원선발

미발령 대기자 여전히 850명 '발령절벽'… 발령 대기 상습화 우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3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2018학년도 초등교원 임용경쟁시험 선발 예정인원을 발표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재작년 초등교사 임용시험 합격자 중 약 40명은 여전히 발령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합격자는 813명은 단 한 명도 발령되지 않았다. 합격자 적체는 해소하지 못한 채 여론을 의식해 선발 인원을 늘렸다는 지적이다.13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서울 종로구 서울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8학년도 공립초등학교 교사 임용후보자 선정 경쟁시험 선발 예정 인원은 385명"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3일 예고 당시 105명에서 4배 가량 늘어나 '임용절벽'은 피한 셈이다.대신 임용시험 합격자들은 '발령절벽'으로 내몰리게 됐다. 재작년 시험에 합격한 이들 185명 중 이번에 발령되지 않은 이들은 37명이다. 이중 군입대 23명을 제외해도 14명은 남은 900명의 합격 동기들이 현장으로 발령돼 교사 생활을 하고 있는 모습을 구경만 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이들은 내년까지 발령이 되지 않을 경우 시험 합격이 취소된다.지난해 시험에 합격한 이들도 상황이 불투명한 것은 마찬가지다. 2017학년도 시험 합격자 813명 중 단 한명도 올해 발령받지 못했다. 학령인구가 꾸준히 감소하는 상황에 따라 교원 숫자도 줄어드는 만큼 내년에도 이들이 전원 발령될 수 있을 지는 불투명하다. 결국 재작년 합격자와 같이 '발령절벽'으로 내몰릴 수 있는 처지다.때문에 서울교육청의 선발인원 확대는 여론을 의식한 조삼모사식 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연일 교대생과 사범대생 등 예비교사들이 집회와 시위를 이어가며 목소리를 높여간 것을 의식했다는 지적이다.

초등교사 임용 축소에 화난 서울교대와 이화여대 초등교육과 학생들이 지난달 4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앞서 교육부는 지난달 3일 전국 2018학년도 공립 초등교사 선발 예정 인원을 발표하면서 전년 대비 40.2%(2228명) 줄어든 3321명을 뽑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특히 서울 지역의 경우 지난해 선발인원(846명) 대비 8분의1 수준인 105명으로 대폭 줄었다. 이 같은 '임용절벽'에 전국 교대생들 약3000여명이 지난달 11일 서울역 광장에서 궐기대회를 열기도 했다. 지난 7일에는 서울교대 전체 재학생 1100여명이 서울교육청 앞에서 장기적인 교원 수급정책을 요구하며 동맹휴업을 하겠다고 밝혔다.'임용절벽'은 교육부의 정원 감축에도 불구하고 선발 규모를 2년 연속 유지했을 때부터 예견된 참사였다. 신규교원 선발 인원 책정은 기본적으로 교육청이 주관한다. 교육부가 해당 연도의 교사 정원을 발표하면 교육청이 그에 맞춰 휴·복직 및 퇴직 인원을 고려해 신규 선발 인원을 책정하는 식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서울 초등교사 정원은 2016학년도 381명, 2017학년도 351명 등 꾸준히 줄었다. 하지만 서울교육청은 2016학년도에는 오히려 전년 대비 350명 가량 늘린 922명을 뽑았으며, 2017학년도 선발인원 813명을 책정하는 등 꾸준히 선발 규모를 유지했다. 때문에 임용 미발령 대기자는 998명(2016학년도 합격자 185명, 2017학년도 합격자 813명)까지 늘어났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박근혜 정부에서 무리하게 교원 임용을 늘리라는 압박을 받아 불가피하게 선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한 서울교대생은 "임용 시험 선발 예정인원 확대가 반갑지만 발령 대기도 걱정된다"며 "앞으로 시험에 합격해도 발령에 대한 불안에 최소 2년은 시달려야 하는 것 아닐지 모르겠다"고 말했다.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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