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입니다' 돌풍…이창재 감독 '20대 관객 고무적'

영화 '노무현입니다' 스틸 컷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지난 25일 개봉한 영화 '노무현입니다'는 28일까지 나흘간 관객 59만6005명을 모았다. 줄곧 박스오피스 2위를 달리며 개봉일 최다 관객(7만8737명), 개봉일 최다 스크린(579곳), 누적관객 4위 등 역대 다큐멘터리영화 기록을 새로 썼다. 스크린이 28일에 761곳까지 늘어 역대 다큐멘터리 최다 관객도 노려볼만하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2014년)'의 480만1873명이다. 이창재 감독(50)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라고 했다. "누적 관객 수를 확인할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8주기를 외롭게 하지 말자는 취지로 만들었어요. 그런데 노 전 대통령이 우리를 외롭지 않게 해주고 있네요."노무현입니다는 출마하는 선거마다 번번이 낙선한 노 전 대통령이 2002년 새천년민주당 국민참여 경선에 출사표를 던지고 전국을 뒤흔든 실화를 담은 작품이다. 지지율 2%의 꼴찌 후보가 대선후보 1위를 넘어 대통령에 당선되기까지의 과정을 생생하게 전한다. 유시민 작가(58), 안희정 충남도지사(52), 배우 명계남(65) 등 노 전 대통령과 관련 깊은 서른아홉 명을 만나 인간적인 면면도 두루 조명한다.

영화 '노무현입니다'를 홍보하는 안희정 충청남도지사, 이창재 감독, 개그맨 김제동(왼쪽부터)

이 감독은 흥행의 이유로 노스탤지어를 꼽았다. "근래 한국사회를 '헬조선'이라 일컫잖아요. 암울했던 세월을 버티며 표현할 수 없었던 슬픔이 이 영화를 통해 표출되는 듯해요. 억눌려 있던 향수를 느끼기도 하고요. 많은 분들이 이런 창구를 기다려온 것 같아요."저명인사들의 홍보도 한 몫 했다. 홍보·마케팅 기간이 여느 영화들에 비해 짧았지만, 안희정 충청남도지사·개그맨 김제동(43)·강원국 작가(55)·정봉주 전 의원(57) 등이 재능기부로 GV(Guest Visit) 등에 참여했다. 이 영화의 마케팅을 맡은 CGV 아트하우스 어지연 팀장은 "자신을 노 전 대통령의 유족이라 생각하는 분들이다. 영화 속 인터뷰와 연결되는 지점이 있어 더 큰 마케팅 효과로 이어진 듯하다"고 했다. 29일 CGV에 따르면 노무현입니다를 예매하는 주 연령층은 30대(36%)와 40대(33.9%)다. 20대도 29%에 이른다. 이 감독이 간절히 바라던 바다. "노 전 대통령을 잘 알지 못하는 20대 관객이 이 영화를 제대로 볼 수 있을지 걱정했죠. 기우더라고요. 기본 정보가 없어도 영화에 자신을 투영해 아버지나 주위의 누군가를 떠올리더라고요."

영화 '노무현입니다' 스틸 컷

그는 이 영화가 침체된 다큐멘터리영화 시장의 기반을 바로세우는 촉매가 되길 희망한다. 들쑥날쑥 흥행하는 현 구조로는 변방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다큐멘터리영화는 매주 개봉하지만, 거의 주목받지 못하는 실정이죠. 새 정부에서 가치 있는 분야들에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적용했으면 해요. 이 영화가 그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고요."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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