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10년간 3.6조 달러 예산삭감 목표 빈곤층 건강보험·저소득층 식품지원·장애인보험·학자금대출 지원 등 감소이미 반발 심해 의회통과 불투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EPA연합)
[아시아경제 뉴욕 김은별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4조1000억달러 규모의 2018년 회계연도(2017년 10월~2018년 9월) 새 예산안을 내놓았다. 예산안은 복지 지출은 대폭 삭감하는 대신 국방 예산을 늘리는 방식으로 향후 10년간 3조6000억달러 가량의 예산을 줄이겠다는 것이 골자지만 트럼프 정부의 3% 성장목표 실현 가능성과 맞물려 논란이 되고 있다.트럼프 정부는 23일(현지시간) 저소득 빈곤층에 대한 복지 비용을 대폭 줄이는 내용의 새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복지 비용을 대폭 삭감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 벌써부터 반발이 만만치 않다. '미국의 위대함을 위한 새로운 재단(A New Foundation for American Greatness)'라는 제목의 이번 예산안은 트럼프의 주요 공약인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를 요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국방안보, 세금감면 등 트럼프 정부가 대선 전부터 강조한 공약을 실천하는 한편, 이 공약을 시행하는 데 드는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복지 예산을 삭감하는 것이다. 가장 관심이 쏠리는 부분은 빈곤층을 위한 건강보험 혜택인 '메디케이드'다. 이달 초 하원을 통과한 오바마케어 대체 법안에도 메디케이드 삭감 내용이 들어 있다. 이 법안이 상원에서도 통과된다는 가정 하에 8000억달러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저소득층 식품구입용 쿠폰인 '푸드스탬프' 관련 예산도 1920억달러 이상 줄인다. 현재 미국에서 4000만명 이상이 이 푸드스탬프 혜택을 받고 있다. 장애인 관련 보험도 720억달러 가량 줄일 예정이며 학자금대출 지원 등 분야의 지출도 대폭 삭감된다.사회안전망 예산을 대폭 삭감하는 대신 트럼프 정부는 민관 인프라투자 펀드에 2000억달러를 지출할 예정이다. 국방 예산도 크게 늘어난다. 트럼프 행정부는 앞으로 10년에 걸쳐 국방비를 4690억 달러 늘리기로 했다. 국경 경비에는 26억달러의 예산을 배정했다. 이 가운데 16억달러는 멕시코와의 국경 장벽 건설에 사용하기로 했다.공화당 1인자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균형 잡힌 예산안이라고 평했지만 반발이 만만치 않아 의회 승인을 받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복지 지출 감축이 지나치다고 비판하고 있다. 여당인 공화당에서는 국방 예산 부족을 지적하고 있다. 공화당 중진인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은 국방 예산이 부족하다며 예산안은 의회 '도착 즉시 사망'(dead on arrival)이라고 단언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예산안이 미국 경제가 연간 3% 성장한다는 가정 하에 이뤄진 것이라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을 내놨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올해 중기 연평균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1.8%다. 그레그 입 월스트리트 저널(WSJ) 수석 해설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3% 성장 목표부터가 실현 불가능"이라고 비판했다. 뉴욕 김은별 특파원 silversta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국제부 뉴욕 김은별 특파원 silverstar@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