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앤비전]4차 산업혁명이 만드는 미래의 보험과 헬스

성대규 보험개발원장

 운전을 하다보면 네비게이션을 많이 사용하게 된다. 손해보험사와 연계된 네비게이션업체는 속도, 여유가속, 안전감속 등의 운전자 습관을 점수화 하고 사용자의 서열을 매기고 있다. 운전자에게는 안전운전을 유도하면서 자동차보험료 할인은 덤이다. 실시간으로 자동차와 무선통신을 결합하여 운전자와 자동차가 소통하게 하는 것이다. 보험산업과 정보통신 산업의 자연스러운 융합이 발생한 것이다.요즘 보험 소비자들은'보험다모아'라는 온라인 보험슈퍼마켓을 이용하여 자동차보험 보험료를 회사별로 쉽고 간편하게 조회 및 비교할 수 있으며, 만족도 또한 높다고 한다. 이곳 슈퍼마켓에서는 예전부터 보장성, 저축성, 연금, 여행자, 실손보험까지 진열해 왔다고 하니 보험 소비자 입장에서는 한 곳에서 합리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최근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변화의 물결이 제조업뿐만 아니라 금융을 포함한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보험산업에서도 이른바 '인슈테크(InsurTech)'라는 말이 자주 회자되고 있다. 이는 보험산업이 최첨단 기술들을 활용하여 수익성과 효율성을 극대화 할 수 있다는 의미와 가능성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지금까지의 산업화는 공급자 중심으로 정형화된 상품을 대량생산해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형태였다면, 4차 산업혁명에서는 소비자의 기호에 맞춘 고객중심 제품 생산체계로의 전환이 특징이다.이러한 4차 산업혁명의 영향으로 보험산업에서도 상품개발 트렌드가 변해가고 있다. 보험가입자가 세분화되고 고령ㆍ유병자 대상 보험상품이 활성화되고 있다. 일부 회사에서는 헬스케어서비스와 접목한 건강보험 상품개발에 관심을 갖고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인다. 헬스케어서비스는 질병의 사후적 치료에서 사전적 예방으로의 패러다임 변화와 건강관리에 대한 수요증가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웨어러블(Wearable), 모바일(Mobile) 등을 통해 시ㆍ공간적 제약 없이 피보험자의 건강위험요인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정보를 수집하여 맞춤형 헬스케어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미국 등에서는 이미 이러한 기술들을 적용하여 헬스케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회사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어떤 회사는 웨어러블을 이용하여 피보험자의 심박, 혈압, 스트레스 지수, 심혈관 상태, 영양 상태 등 생체 정보를 건강보험과 직접 연계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피보험자가 목표수준을 달성할 경우 보험료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또 다른 회사는 스마트폰을 통해 심전도 등 건강정보를 전자의무기록(EMR)과 연동시켜 의사가 실시간으로 환자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우리나라의 경우 수입보험료 규모로는 세계 8위로 상위권에 속하지만 아직까지는 첨단기술 활용수준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 일부 보험회사가 손해사정업무에 '왓슨 익스플로러'라는 인공지능(AI)을 도입 검토 중이라고 한다. 다른 회사는 스마트폰 앱을 이용하여 건강관리 목표 조건을 달성할 경우 일정금액을 환급하는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앞선 미국 등의 사례와 같이 실질적인 헬스케어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는 아직 없다.현행 의료법상 보험회사는 의료기관이 아니므로 치료 또는 증상 완화 등과 관련한 헬스케어서비스는 의료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 또한 고객에게 의료기관 주도의 헬스케어서비스에 참여하도록 권유하는 것도 의료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알선ㆍ유인 행위에 해당될 수 있다. 의료행위와 비의료행위를 명확히 구분하고 비의료기관이 제공할 수 있는 건강관리서비스 범위 및 기준 등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개개인의 건강정보 분석을 통한 개인별 맞춤형 헬스케어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개인정보보호법 등도 함께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금융위원회는 인슈테크 분야 관련 규제 개선을 통해 보험산업이 새로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환경조성에 힘써야 한다. 그리고웨어러블 등을 이용한 건강관리서비스 제공과정에서 현행 의료법 등과 마찰 가능성이 없도록 미리 대책을 마련하여 지원 해야한다. 동시에 피보험자의 의료정보 등 개인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체계가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멀지 않은 미래에는 보험계약자가 자신에게 필요한 위험보장을 위해 여러 보험상품을 구매하는 형태는 사라질 것이다. 상품보장 범위와 가격을 통한 경쟁에서 헬스케어서비스와 같은 부가서비스를 통한 경쟁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첨단기술 도입은 보험상품 개발 단계부터 보험금 지급 단계까지 전반적인 사업방식의 변화를 촉발할 것이다. 이를 통해 보험회사는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신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성대규 보험개발원장<ⓒ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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