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2016] 골프 한류(韓流) '세계를 정복하다'

박인비는 리우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 지구촌 골프역사상 최초로 '커리어 골든슬램'이라는 대기록을 수립했다.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노우래 기자] "코리언 파워."'골프 한류(韓流)'는 2016년에도 세계 곳곳에서 빛을 발했다. 박인비(28ㆍKB금융그룹)의 '커리어 골든슬램(golden slam)'이 대표적이다. 서로 다른 4개의 메이저 우승컵에 올림픽 금메달을 추가한 지구촌 골프역사상 최초의 대기록이다. 김시우(21ㆍCJ대한통운)는 미국에서 생애 첫 우승을, 왕정훈(21)은 유럽에서 '2연승'을 일궈내 파란을 일으켰고, 이보미(28)는 일본 열도를 정복했다. 올해 한국군단의 맹활약상과 핫 이슈를 살펴봤다.▲ 박인비 "커리어 골든슬램을 달성하다"= 6월 KPMG위민스에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최연소 명예의 전당 헌액(27세 10개월28일)으로 빅뉴스를 만들었고, 8월 브라질 리우올림픽에서는 무려 116년 만에 정식 정목으로 채택된 여자골프 금메달을 따냈다. 시즌 내내 손가락 부상에 시달렸다는 점에서 더욱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올림픽 정신을 생각하면서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 김시우와 왕정훈 "미국과 유럽을 강타한 영파워"= 김시우는 8월 PGA투어 윈덤챔피언십을 제패했고, 여세를 몰아 '플레이오프(PO)'에서 공동 17위에 올랐다. 무엇보다 '전년도 페덱스컵 톱 30'이라는 카테고리에 진입했다는 게 고무적이다. 바로 내년 '4대 메이저 직행티켓'이다. 왕정훈은 5월 유러피언(EPGA)투어 하산2세트로피와 모리셔스오픈에서 '2주 연속 우승'을 쓸어 담았고, 이를 토대로 신인상을 수상했다.

이보미가 2년 연속 일본의 상금퀸에 오른 뒤 축하 케이크 앞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 이보미 "일본의 골프여왕"=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서 시즌 5승을 수확해 지난해에 이어 다승과 상금퀸, 평균타수, 올해의 선수상 등 개인 타이틀을 싹쓸이했다. 특히 2년 연속 올해의 선수는 JLPGA투어 처음이다. 그야말로 '보미 천하'다. 11월 이토엔레이디스에서는 JLPGA투어에 진출한지 불과 6년 만에 통산 20승 고지를 점령하는 괴력을 과시했다.▲ 박성현 "LPGA투어 직행"= 시즌 7승으로 국내 그린을 평정하는 동시에 LPGA투어를 오가면서 ANA(공동 6위)와 US여자오픈(공동 3위), 에비앙챔피언십(공동 2위) 등 메이저에서 펄펄 날아 'LPGA투어 직행티켓'을 확보했다. 비회원 신분으로 딱 7차례 등판해 68만2000달러를 벌었다는 게 놀랍다. 상금랭킹 25위 수준이다. 이미 미국으로 건너가 2017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 전인지 "신인왕에 베어트로피까지"= 지난해 US여자오픈 챔프 자격으로 올해 LPGA투어에 무혈입성해 9월 에비앙챔피언십 우승으로 '메이저 사냥꾼'의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통산 2승이 모두 메이저, 여기에 '톱 3'에 7차례나 진입하는 일관성을 곁들여 신인상에 베어트로피(최저평균타수상)의 주인공이 됐다. 1978년 낸시 로페스(미국) 이후 38년 만이다.

타이거 우즈가 16개월만의 복귀전 히어로월드챌린지에서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 '컴백' 우즈 "16개월 만의 복귀전"= 연말 최대 월드뉴스는 단연 타이거 우즈(미국)의 복귀전이다. 지난해 윈덤챔피언십 이후 무려 16개월 만에 귀환한 히어로월드챌린지에서 비록 15위에 그쳤지만 24개의 버디를 솎아내는 공격력을 자랑하며 연착륙에 성공했다. 전문가들의 "곧 우승할 수 있다"는 낙관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내년 최고의 '흥행카드'라는 건 분명하다. ▲ '골프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핸디캡 3의 미국 역대 대통령 최고수이자 스코틀랜드의 명코스 트럼프 턴베리 등 20여개의 골프장을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재벌이라는 게 재미있다. 골프계는 그러나 그다지 달갑지 않은 분위기다. 여성 비하와 성추행 등 막말 논란 때문이다. 영국왕립골프협회(R&A)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등 골프단체들이 트럼프 소유 골프장에서의 대회 개최를 취소하는 등 마찰이 커지고 있다.

나이키의 골프용품사업 중단으로 로리 매킬로이 등 소속 프로를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다.

▲ 나이키의 골프용품사업 철수 "월드스타의 신무기는?"= 세계 최대의 스포츠용품업체 나이키가 8월 전격적으로 골프용품사업 중단을 선언하면서 우즈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등 소속프로들을 잡기 위한 메이저 브랜드들의 치열한 물 밑 전쟁이 전개되고 있는 상황이다. 테일러메이드는 드라이버와 우드, 스카티카메론은 퍼터, 브리지스톤은 골프공에서 우위를 선점하고 있다.▲ 존슨과 쭈따누깐 "장타자 전성시대"= 더스틴 존슨(미국)과 에리야 쭈따누깐(태국)의 등장으로 프로골프계의 화두는 '파워골프'로 압축됐다. "호쾌한 장타를 앞세워 파5홀에서는 가볍게 '2온'에 성공해 버디를 쓸어 담고, 러프에서 곧바로 그린을 도모하는 공격적인 플레이가 흥행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평가다. 쭈따누깐은 실제 2번 아이언 티 샷으로 260야드를 날려 동반자를 주눅들게 만들고 있다.▲ 퓨릭 "꿈의 58타 작성"= '8자 스윙어'가 창조한 또 다른 새 역사다. 8월 트래블러스 최종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에 버디 10개를 더해 '12언더파 58타'라는 눈부신 스코어카드를 작성했다. 2번홀(파4) 버디와 3번홀(파4) 이글, 4번홀 버디로 신바람을 낸 뒤 6~12번홀에서 7연속버디를 더했고, 16번홀(파3)에서 천금 같은 버디를 보태 마침내 전인미답의 땅에 발자국을 찍었다.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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