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펀드서 1조1800억원 유출하락장 베팅엔 한달 새 5800억 유입[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코스피가 '배당주 효과'로 어느덧 박스권 상단에 근접하자 투자자들이 상승 베팅을 멈추고 숨고르기에 나서고 있다. 주식형펀드엔 환매가 지속되고 있고 하락장 베팅 수요도 제법 늘었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26일까지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15거래일 연속 자금이 순유출됐다. 이 기간 총 4267억원이 유입됐으나 1조1589억원이 빠져나갔다. 연말 배당률이 높은 대형주에 자금이 몰리면서 코스피가 이달 들어 전날까지 2.95% 오르는 등 박스권 상단에 근접하자 펀드 환매가 이어진 탓이다. 지수 상승의 2배 수익을 얻는 레버리지펀드(상장지수펀드 포함)에도 최근 1개월 사이 총 1조1801억원의 투자금이 흘러나갔다. 3개월 전까지만 하더라도 2조4628억원 순유입이었으나 최근 순유출로 뒤바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가결과 미국 금리인상 등 국내외 불확실성 증가로 지수가 박스권을 뚫기 힘들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개별펀드 중에선 최근 지수가 올랐던 1개월 사이 '미래에셋TIGER200IT레버리지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파생형)' ETF의 수익률이 11.5%로 가장 좋았다. 반면 지수가 내렸을 때 수익을 얻는 인버스펀드(상장지수펀드 포함)엔 최근 한달새 총 5880억원이 유입됐다. 특히 이 기간 개별펀드 순유입액 1, 3위는 코스피200선물 지수를 추종하는 '인버스 레버리지 ETF'가 차지했는데 이는 하락장을 예상하는 투자심리가 그만큼 컸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 상품은 지수가 하락하면 2배 수익을 얻지만 오르면 손실도 두배다. 지난 9월22일 국내 자산운용사 5곳에 의해 동시 상장했다. 개별 펀드 중 최근 1개월 사이 '삼성KODEX200선물인버스2X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파생형]' ETF엔 1420억원의 자금이 들어왔으며 '미래에셋TIGER200선물인버스2X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파생형)' ETF엔 630억원이 유입됐다. 전문가들 역시 지수 하락을 내다보고 있다. 이번엔 기업들의 실적 부진과 대외여건 불안으로 연초에 지수가 반짝 상승하는 '1월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2007년부터 10년간 코스피가 1월에 상승한 경우는 4번에 그쳤다. 1월 효과는 대체로 코스닥에 집중됐다. 2000년 이후 코스닥지수의 1월 평균 상승률은 4%로 12개월 중 가장 높았다. 연말 대형주로 몰린 자금이 연초에 빠지면서 상대적으로 4분기 실적이 탄탄하고 저평가된 코스닥 종목으로 투자금이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임노중 유화증권 투자분석팀장은 "내년엔 국내 경기부진이 심화될 것으로 보이고 주가의 절대치도 높아 1월 랠리는 어려울 것"이라며 "내년초엔 올해처럼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감이 확대되지는 않겠지만 배당효과 해소와 국내 경기부진, 외국인 자금유입 약화 등으로 증시 하방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코스닥과 중소형주의 실적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에 이번엔 1월 효과를 기대하긴 힘들다"고 우려했다.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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