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딜레마' 고민 깊은 은행권

한국 '엇박자' 금리인상기 대비‥비이자수익 강화·리스크관리 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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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금리인상기에 들어서면서 은행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금리 인상기를 대비한 상품 운용 전략을 짜자니 한국 기준금리가 발목을 잡고, 그렇다고 동결된 한국 기준금리를 따르자니 시장금리의 상승세로 인한 수익악화가 발목을 잡는 형국이다. 시중은행 한 부행장은 16일 "시장금리에 맞춰 대출금리를 변동시키고 변동금리형 대출상품 중심으로 전략을 짜야 하는데, 당국에선 고정금리 비중을 높이라고 한다"며 "또 대출금리 인상에 대한 압박이 있는 가운데 예금금리는 왜 그대로냐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그야말로 딜레마에 빠진 상태"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국민ㆍ신한ㆍ우리ㆍ하나ㆍ농협 등 주요 은행들은 당분간 글로벌 금리와 한국 기준금리의 엇박자 행보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예대마진 중심의 전통 상품 전략을 비이자수익 전략 중심으로 수정하기로 했다. 은행들은 수수료를 올려 비이자수익을 개선하고 자산관리(WM), 투자은행(IB) 부문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외환부문 강화에 나선다. 이를 위해 내년 1월2일 위안화MMT(Money Market Trust, 특정금전신탁) 상품도 새롭게 출시하기로 했다. 중국 시장에 진출한 기업고객의 타깃으로 한 이 상품을 통해 신탁 수수료 수익을 확대할 방침이다. KEB하나은행은 해외법인의 현지고객 확대 전략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현지법인 직원의 현지화와 함께 한국 기업을 중심으로 했던 영업 전략을 현지 고객과 기업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실제 51개의 지점을 보유한 인도네시아 법인의 경우 전체 직원 1000여명 중 한국 직원은 11명에 불과하다. 전체 고객 중 현지 고객 비율은 89%, 현지 차입자의 총여신 금액 비율도 70%에 달한다. 신한은행은 미국의 금리인상과 보호무역주의 심화, 가계부채 증가 등 대내외 경제변수가 자산운용 각 부문에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이 은행은 미국 금리 인상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이달 초 외화채권을 발행하기도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미국 금리 인상 내용은 몇 달 전부터 예측했던 것으로, 아직까지 큰 동요는 없다"며 "향후 지속적인 시장모니터링을 통해 추가적인 변동사항에 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들의 PB센터는 글로벌 금리 인상기에 대비해 상품을 재정비하기 시작했다. 달러강세가 유효한 상황인 만큼 달러로 투자할 수 있는 상품군을 강화할 방침이다. 금리인상 기조가 지속된다는 전망에 맞춰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일부 자산을 달러자산으로 운용하는 분산투자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서상원 우리은행 WM자문센터 자산관리컨설팅팀 부부장은 "강달러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달러로 운용되는 역외펀드 중 금리인상기 추가적인 수혜가 기대되는 뱅크론 채권형 펀드 등의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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