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정민차장
검찰이 최순실 사건과 관련해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기업마다 깜짝 인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인사 대상자들은 자신이 승진을 하게 될 지 여부에 대해 대략적으로 느끼기 마련이다. 최순실 사건수사라는 돌발 변수만 없었다면 임원 타이틀을 다는 것은 시간문제였지만, 현실은 '시계 제로' 상태다. 분위기도 어수선한 상황에서 승진에 대한 기대감을 표출하는 것은 역효과만 부를 뿐이다. 마음이 불안하기는 연말 인사를 통해 회사를 떠날 가능성이 큰 이들도 마찬가지다. 회사와의 인연을 접을 수 있다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지만, 연말 인사의 큰 그림이 바뀔 지도 모른다는 기대감도 없지 않다. 승진 인사 대상자나 회사를 떠나게 될 대상자나 모두 속이 타들어가는 상황인 셈이다. "최순실 게이트에 얽혀 조사받은 고위관계자들부터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 그 아래 임원인사, 조직개편 모두 오리무중이다."연말 인사를 둘러싼 뒤숭숭한 분위기를 몸으로 느끼는 직원들도 답답함을 감추지 못하는 실정이다. 주요 기업들은 연말 인사 일정은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예년과 다름없이 인사 발표가 날 것이며, 내년 준비도 무리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기업들의 공식 입장과 달리 변화의 지점은 이미 감지되고 있다. 일부 기업은 올해 연말 인사를 통해 대폭의 조직개편을 고려하기도 했지만, 이를 시행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인사의 큰 그림은 쇄신보다는 안정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재계 관계자는 "불확실성 변수가 정리되는 국면이 아니라 오히려 증폭되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기업들이 인사의 밑그림을 그리는 데 어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면서 "인사는 발표 전까지 모른다는 말이 있는데 현재의 상황이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