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도크중단·CEO교체 이어 사업부문 모두 분리
▲현대중공업이 인도한 15만5000 입방미터급(㎥) 멤브레인형 LNG선의 시운전 모습 (기사내용과 무관함)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올해만 2000명 희망퇴직, 도크 폐쇄, 설비 부문 분사, CEO교체까지 경영 정상화를 위해 구조조정을 추진해 온 현대중공업이 회사를 6개로 나누기로 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 16일 이사회를 열고 비(非)조선부문 사업 분사를 결정했다.이번 분사 결정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회사 사업부문의 중심축인 조선ㆍ해양ㆍ엔진을 제외하고 나머지 사업부문 모두를 분리한다. 전기전자·건설장비·그린에너지·로봇·서비스 등 5개 부문이다. 분사를 위한 주주총회는 내년 2월27일, 분할기일은 4월1일, 신설회사 재상장 예정일은 내년 5월10일이다. 현대중공업 전체 인력 2만3749명(9월 기준) 중 4500여명(19%) 분사 대상이다. 이들 사업부문은 분사를 통해 사업별 독립회사 경영으로 전환될 방침이다. '큰 덩치'를 쪼개 독자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독립경영 체제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분사 방식은 사업부문마다 다르다. 그린에너지와 서비스 사업은 현물출자 방식으로, 전기전자ㆍ건설장비ㆍ로봇사업은 인적분할 방식으로 분사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그동안 성격이 다른 사업들을 현대중공업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함께 운영해 왔으나, 조선 위주의 사업 운영으로 비효율이 발생해 왔고 매출 비중이 적은 사업은 소외돼 독자 경쟁력 확보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었다"며 사업재편 배경을 설명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어 "사업 분사는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계획의 마지막 단계에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이를 선제적으로 실천해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그동안 현대종합상사, 현대기업금융, 현대기술투자, 현대자원개발을 계열 분리하고 현대아반시스를 매각, 현대커민스ㆍ독일 야케법인ㆍ중국 태안법인을 청산하는 등 비주력 자회사 정리에 매진해왔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사업재편을 통해 기존 차입금을 분할되는 회사에 나눠 배정할 계획이다. 부채를 분담해 현대중공업의 재무구조를 크게 낮추겠다는 복안이다. 회사는 부채비율을 100% 미만으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6개 독립회사 중 규모가 큰 조선ㆍ해양ㆍ엔진, 전기전자, 건설장비, 로봇 등은 분사된 회사에 차입금 배정이 가능한 사업분할 방식으로, 규모가 작은 그린에너지ㆍ서비스 등은 현물출자 방식으로 분사된다. 실제 현대중공업이 확보한 일감(수주잔량)은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에 비해 더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수주 성적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과거 현대중공업이 수주했던 대형선박들이 속속 인도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이미 울산조선소 내 4도크(선박건조대)의 가동을 중단했다. 현재는 군산조선소 내에 유일한 도크도 가동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군산조선소 일감은 내년 상반기가 되면 바닥이 드러난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최길선 회장이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고, 권오갑 부회장이 승진하는 인사를 단행해 분위기를 바꿨다. 권 부회장은 현대중공업의 큰 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맡게 됐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권 부회장은 앞으로 사업재편, 미래전략, 대외업무 등 그룹 전체를 이끌어가는 기획실장 역할에 비중을 두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새로 임명된 강환구 사장은 생산, 설계, 안전 등 울산 본사의 내부 경영에 전념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은 비(非)조선 분야 분사 추진을 포함한 구조조정 때문에 거세게 반발하는 노동조합을 설득, 구조조정을 원만히 진행하는 것이 숙제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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