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인양 결국 내년으로 연기

겨울 기상악화 작업가능일수 "작년의 절반"굴착-리프팅빔 설치 늦어져 선미들기 시도기상 고려 '잭킹바지선·반잠수식선박' 도입

세월호 동절기 인양작업 추진계획(자료:해양수산부)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세월호 인양이 결국 내년으로 미뤄졌다. 선체를 끌어올릴 철제 빔을 설치하기 위한 바다 밑바닥 굴착 작업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겨울철 기상악화로 수중작업이 가능한 날이 부족해서다.불과 한 달 전에 해도 미수습자 가족들에게 연내 인양이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던 정부의 예측이 너무나 부실했다는 비판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해양수산부는 지난 9일 인양 전문가 기술자문회의를 통해 세월호 인양 작업 연기와 동절기에 맞는 장비도입 등을 결정했다고 11일 밝혔다.현재 선체 아래 리프팅빔은 뱃머리(선수)측 18개가 지난 7월29일 모두 설치 완료됐고, 배뒷부분(선미)에는 8월9일부터 작업을 진행해 계획됐던 8개 가운데 3개만 설치됐다. 해저면 굴착시 단단한 퇴적층이 존재해 작업이 어려움을 겪어왔다.이에 해수부는 지난달 31일 굴착으로 빔 2개를, 선미를 들어 나머지 3개를 한 번에 설치하는 선미들기 방식을 도입한다고 결정한 바 있다. 다만 선미부문에 하중의 40%가 몰려있어 작업이 위험하고 인양 와이어 등 객실부 손상 우려를 고려해 잭업 바지선을 새로 추가했다.해수부는 이 같은 선미들기 작업을 소조기(15일마다 조수간만의 차가 가장 작은 때)에 맞춰 이달말이나 12월초에 시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높은 파고와 풍속 등 현지 기상이 더욱 나빠지면서 작년에 비해 작업가능일수가 절반으로 줄어 결국 선미들기 작업은 내년으로 미뤄지게 됐다.

세월호 선미 리프팅빔 설치구역 해저 지질(자료:해양수산부)

특히 빔을 끌어올릴 해상크레인과 선체를 육상까지 운반할 플로팅도크가 겨울철 작업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에 따라 겨울철 인양작업이 가능할 수 있는 '잭킹바지선' 2척과 '반잠수식선박'으로 장비도 교체키로 했다. 또 당초 계획보다 선미에 빔 2개 추가했다.해상크레인은 수면위 높이가 120m에 달하고 플로팅도크도 좌우 벽의 높이가 28m로, 겨울철에 강한 북서계절풍이 불어오는 현지 기후 특성상 해상 작업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해상크레인의 경우 풍속이 초속 13m 이상이면 사용불가, 17m 이상이면 피항을 해야한다.새로 도입되는 잭킹바지선은 와이어를 당기는 유압잭이 1척당 33개가 설치된 선박으로 바람의 영향을 덜 받는다. 반잠수식선박도 좌우 벽이 없는 개방형 선박으로 적재공간이 넓어 플로팅도크보다 많이 적재능력이 크며 스스로 장거리를 이동할 수 있다.향후 인양작업은 먼저 내년초까지 굴착으로 리프팅빔 2개, 또 선미들기로 남은 5개를 설치하게 된다. 이어 28개 리프팅빔과 2척의 잭킹바지선을 와이어로 연결, 잭킹바지선이 나란히 세월호를 수면위로 끌어올린다. 이어 대기하던 반잠수식 선박에 세월호를 탑재하고 목포신항까지 운송해 부두에 거치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해수부는 선미들기 완료 이후 육상 거치까지 최소 2~3월이 걸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김영석 해수부 장관은 "해상 크레인과 플로팅 도크를 활용하는 조합은 입찰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훌륭한 방식"이라면서 "동절기 인양을 염두한 것이 아니다 보니 높이가 높은 장비의 특성상 동절기에는 위험부담이 증가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한편 인양작업이 내년으로 늦춰지면서 인양을 담당하는 상하이샐비지와 연말까지인 계약을 재계약 해야하는 등 과제가 남았다. 앞서 해수부는 샐비지와 851억원에 ▲잔존유 제거 및 유실방지 작업 후 25% ▲세월호 선체 인양 및 목포신항 접안 후 55% ▲육상 거치 완료 후 20% 등 3단계별 성공불 지급형식으로 계약을 맺었다.장옌 상하이샐비지 부사장은 "지금까지 들어간 인양비용이 예상을 넘어서는 상황이지만 상하이 샐비지의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세월호 인양은 완수하겠다"고 말했다.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정치경제부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