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자동차의 도요타 아키오 사장(왼쪽)과 스즈키의 스즈키 오사무 회장이 업무제휴 방침을 발표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일본 도요타 자동차가 스즈키의 손을 잡았다. 친환경차ㆍ자율주행차 시대의 도래로 인해 독자적인 기술력만으로는 생존이 힘들어지자, 타사와의 협력을 통해 생존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스즈키의 스즈키 오사무 회장과 도요타의 도요타 아키오 사장은 12일 도쿄의 도요타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업무제휴를 전격 발표했다. 양사는 세계적으로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환경기술과 자동운전 등의 기술개발(R&D) 분야에서 협력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스즈키가 40%의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인도 시장도 함께 진출하기로 했다. 이번 업무제휴는 스즈키 측이 도요타에 요청해 이뤄졌다. 스즈키 회장이 지난달 초 도요타 쇼이치로 명예회장에게 이를 제안했고, 이달 초 스즈키 회장과 도요타 사장이 업무제휴 협상을 한 끝에 결정된 것이다. 스즈키 회장은 "일본과 인도에서는 잘 하고 있지만, 전통적인 고품질의 저렴한 자동차만 만들고 있어 독립된 회사로서의 발전은 정체된 상태"라며 도요타에 손을 내민 이유를 밝혔다. 스즈키는 지난 2009년 독일 폴크스바겐과 자본ㆍ업무제휴를 단행했지만 경영방침이 서로 맞지 않아 지난해 제휴관계를 해소했다. 독일 폭스바겐과 세계 1,2위를 다투는 도요타도 제휴 상대는 필요하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가 미쓰비시자동차를 인수하며 도요타를 추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요타 사장도 "이제는 1개 업체가 개별적으로 기술을 개발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같은 뜻을 지닌 파트너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협력제안을 받아들인 이유를 밝혔다. 또 도요타는 유독 인도 자동차 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데, 이번 제휴로 인해 인도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구체적인 제휴 내용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제휴는 다소 신중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도요타가 지난 8월 경차 분야에서 스즈키와 라이벌 관계인 다이하츠 공업을 완전 자회사화했기 때문에, 독점금지법에 위배되는 부분이 없는지 면밀히 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향후 자본제휴 여부에 대해서도 양측 모두 "천천히 생각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일본 언론들은 제휴 부문에서 타사에 비해 뒤처져 있던 스즈키가 도요타라는 새 파트너를 만나면서 일본 자동차업계가 도요타와 닛산, 혼다 3개 진영으로 압축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자들도 양사의 제휴를 크게 환영하고 있다. 13일 오전 9시 15분 현재 도쿄 증시에서 도요타와 스즈키 주가는 각각 5%, 1% 씩 상승 중이다.
▲도요타자동차의 도요타 아키오 사장(왼쪽)과 스즈키의 스즈키 오사무 회장이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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