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호윤기자
지난 9일 서울 중구 소공동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본점 근거리 배송 센터에서는 당일 배송 접수가 마감됐다는 사실을 안내판을 통해 고지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지난 주말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장을 본 주부 전효림 씨는 한 시간 동안 애써 구매한 신선식품을 모두 환불해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 식품관에서 5만원 이상 구매하면 제공하는 '근거리 배송 서비스'가 당초 고지보다 3시간가량 일찍 마감됐기 때문이다. 사전 안내도 받지 못한 전 씨는 계산까지 모두 마친 상황이라 당황했다. 그는 "주말, 코리아 세일 페스타 기간이라 교통 상황이 혼잡해 대중교통을 이용하라고 해서 차도 두고 왔다"며 "무거워서 들고 갈 수도 없고 이제 와서 환불하기에는 들인 시간이 아깝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롯데백화점 본점 식품관에서 운영하는 근거리 배송 서비스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당초 고지했던 마감 시간과 관계없이 일별 배송 건수가 마감되면 서비스를 즉각 종료해 소비자들의 불편을 초래하고 있어서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운영하는 근거리 배송 서비스는 '하루에 총 2회(14ㆍ18시) 운영', '마감 시간은 배송 시간 기준 30분 전'이라고 고객들에게 고지하고 있지만 실제 서비스는 건수 기준으로 운영됐다. 1~2회차에 실을 수 있는 당일 배송 건수가 모두 채워지면 서비스는 즉시 마감되는 방식이다. 지난해 4월 폐지된 본점 근거리 배송은 고객들의 요청으로 같은 해 8월 부활하면서 운영 규모가 축소됐다. 일별 배송 회차는 3회에서 2회로 줄었으며, 구매금액 기준은 기존 3만원 이상에서 5만원 이상으로 상향 조정됐다. 이에 따라 일별 배송 가능 건수도 감소했다. 문제는 당일 서비스가 종료됐다는 안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고객들은 상품구매를 마치고 배송 센터에 와서야 안내판 혹은 센터 관계자로부터 서비스 종료 소식을 전해 들었다. 센터측은 다음날 배송으로 예약접수 할 것을 권하고 있지만, 신선도가 생명인 신선식품을 하루 지나 받는다는 것이 꺼림칙하다는 게 고객들의 입장이다. 예약 배송 서비스는 다음날 오후 2~5시(본점 기준) 사이에 상품을 고객에게 전달해준다.근거리 배송센터 관계자는 "예약 배송 시 신선식품은 각 구매매장에서 냉장ㆍ냉동보관 후 다음 날 배송시간에 맞춰 센터 측에 상품을 재전달, 배송하는 방식"이라며 "하지만 구매매장에 먼저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매장 측도 난감하기만 하다. 한 식품매장 관계자는 "고객들의 편의를 위해 상품을 임시 보관해주고 있지만 분실할 위험이 있어 보관 가능한 상품은 매장에서 판매한 상품으로 제한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객들은 주말과 같이 혼잡한 때에 배송 차량을 늘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본점의 경우 오피스 상권인 터라 근거리 배송 이용 실적이 저조해 서비스를 폐지했다가 고객들의 편의를 위해 재개하게 됐다"며 "주말기간 증차 방안은 향후 내부적으로 검토해보겠다"고 설명했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