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로 매각되는 삼성전자 프린팅솔루션사업부 직원들이 11일 오후 수원 영통구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미국 휴렛팩커드(HP)에 매각되는 삼성전자 프린팅솔루션사업부 직원들이 '고용보장'과 '위로금' 등 구체적인 협상안 마련을 요구하며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삼성전자 프린팅솔루션사업부 직원 1000여명은 11일 오후 5시부터 수원 영통구청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직원들이 집중적으로 요구한 부분은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고용보장 ▲임금, 복리후생 등 처우 ▲위로금 등이다. 직원들이 매각을 앞두고 행동에 나선 데에는 HP경영진과 삼성전자 직원들의 설명회가 발단이 됐다. 매각되는 사업부 직원들과 매수자의 만남인 만큼, 이후 얼마나 회사를 다닐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HP 경영진은 "(매각 후) 비자발적인 퇴사는 없을 것이고, 이것이 바로 HP가 추구하는 방향"이라며 "여러분 모두를 원한다"고 밝혔다.설명회에 참석한 직원들 상당수는 "HP 경영진에게서 고용보장에 대해 정확한 답을 들을 수 없었다"고 말하고 있다. 고용보장 기간, 계약서상에 고용보장이 명시됐는지 여부, 분사된 회사가 어려워졌을 경우 전원 고용보장이 가능한지 등 세부적인 질문에 대해 HP 측이 명확하게 답변하지 못했다는 것. 한 삼성전자 프린팅사업부 직원은 "HP 측에 고용보장에 대해 질문하자 처음 듣는다는 반응이었다"고 말했다.그러나 삼성전자 측은 "계약서 상에 인력 전부를 5년 고용보장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고, 설명회 현장에서도 HP 측이 고용보장을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며 "다만 HP 측에서는 직원들이 '정년 보장'이 되느냐고 묻자 이에 대해서는 답하기 곤란하다고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HP는 구조조정을 강하게 단행하는 회사로 알려져 있어 직원들의 우려는 크지만, 삼성전자는 계약서 상에 이미 명시된 내용을 오히려 논란으로 삼는 것이 어불성설이라는 반응이다. HP로 갑작스레 옮기게 되는 직원들에게 삼성전자가 지급할 위로금 협상 역시 직원들의 요구안에 포함돼 있다. 직원들은 과거 삼성에서 매각된 계열사와 유사한 수준의 금액에 삼성전자 프리미엄이 더해진 위로금을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법률적인 검토를 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협상안은 만들어지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집회에는 조금이라도 더 나은 처우와 위로금을 보장받으려는 직원들의 바람도 포함된 것이다. 삼성전자 프린팅솔루션사업부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달 23일 한가족협의회와 직원 대표로 구성돼 꾸려졌다. 향후 협상을 통해 사측과의 대화에서 약속된 사항을 명문화하는 것이 목표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12일 이사회를 열고 프린팅솔루션 사업부문 일체를 미국 HP에 포괄양도하는 방식으로 매각을 결의했다. 오는 11월1일자로 삼성전자 프린팅 사업부를 분할, 자회사를 신설하는 절차를 거쳐 1년 내 신설회사 지분 100%와 관련 해외자산을 HPI에 매각할 예정이다. 이번 매각건은 전 직원을 HP로 이동시키는 조건을 담고 있어, 전환배치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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