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초대석]'4번 구속됐지만 4번 모두 무죄' 박주선 국회 부의장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4번 구속됐지만 4번 모두 무죄'박주선의 오랜 법정 투쟁을 말해주는 이 기록은 각각 정반대의 의미로 받아들여져 왔다. '4번 구속'에 의미를 두는 사람들은 그를 '비리 정치인'으로 매도한다. 무엇인가 잘못이 있었으니 구속까지 당했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반대로 '4번 모두 무죄'에 주목하는 사람들은 박 부의장이 정치적 희생양이 되었다고 생각했다. 검찰이 사활을 걸고 현역 정치인을 상대로 4번이나 구속 수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죄'를 찾지 못했다는 것은, 역으로 박 부의장이 억울한 피해자였음을 보여준다는 해석이다.
이와 관련해 박 부의장은 올해 20대 국회에서 부의장으로 선출되자 한 지인이 전한 축하 인사를 소개했다. "죽은 줄 알았더니 살아나고, 또 죽은 줄 아니까 살아나 여기까지 올라왔다." 4번의 구속 와중에 4선 의원이 된 박 부의장에게는 불사조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정치인에게 구속은 치명상이다. 일단 구속이 되면 재판 결과도 나오기 전부터 정치권과 지역민, 언론의 처벌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박 부의장은 그 정치적 죽음의 고비를 4번 넘어선 것이다.김대중정부와 노무현정부에서 구속을 경험했던 박 부의장은 두 대통령으로부터 사과를 받았다고 술회했다. 박 부의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부터 '무도한 검찰을 개혁하지 못해 억울한 일을 당하게 해 미안하다'는 말을 들었고,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부터는 '민주당과 박 부의장을 구별해서 취급했어야 했는데 대단히 잘못했다'는 사과를 들었다"고 전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역시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 "검찰의 판단이 항상 옳지는 않다"고 언급하기도 했다.박 부의장은 예전부터 본립도생(本立道生)과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지내왔다. 본립도생의 말뜻에 대해 박 부의장은 "근본이 서야 나아갈 길이 생긴다는 뜻"이라며 "자기를 지키는 원칙과 소신, 그리고 정치인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깊은 고민과 그에 따른 행동을 주저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원칙, 신념을 지키면 자연히 갈 길이 보인다는 것이다. 사필귀정에 대해서는 "많은 시련과 고난을 겪었지만 억울함이 밝혀지고, 정의가 살아있다는 것이 드러났지 않았냐"고 말했다. 박 부의장은 "두 고사성어는 나를 지탱하는 버팀목"이라고 말했다.박 부의장의 청년시절은 개천에서 용이 탄생한다는 옛날 드라마 속 주인공들을 닮았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수재가 사법고시를 합격해 검사가 돼서 출세를 하는 삶. 그랬던 박 부의장이기에 기회의 평등마저 닫혀가는 오늘을 우려했다. 박 부의장은 "모든 성취의 전제는 공정한 경쟁이 되어야 하는데 사회적 격차가 너무 심각해져 이제는 개천에서 용이 태어나는 것을 상상할 수 없다"면서 "공정한 경쟁이 되지 않으면 불평등 구조가 바뀌지 않고, 국민 불만이 싸여 국력 결집을 할 수 없으며 사회가 갈등과 반목에서 빠져 나올 수 없다"고 지적했다.박 부의장은 인터뷰에서 수차례 정의를 언급했다. 박 부의장에게 정의가 무엇이냐고 묻자 "옳고 곧고 바른 것"이라고 주저 없이 말했다.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고 원칙과 기본이 지켜지는 것이 정의로운 사회라는 것이다.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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