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치약, 식약처 관리부실로 초래한 인재

"1년전 식약처 고시 후 후속 조치 있었더라면 막을 수 있었던 일""유해물질에 대한 안전기준도 없고 관리도 제대로 되고 있지 않아""부처별로 나눠진 화학물질 관리를 통합관리하는 콘트럴타워 필요"

천정배 국민의당 의원

[아시아경제 노해섭 기자]가습기 살균제 치약은 식약처가 이미 1년 전에 해당 성분의 금지 처분을 내려놓고도 후속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문제를 키운 것으로 드러나 정부의 안일한 대응이 오히려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되었다. 천정배 국민의당 의원(보건복지위, 광주 서구을)은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에서 “가습기 살균제 위해성분인 CMIT/MIT(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메칠이소치아졸리논)는 식약처가 2015년 9월 관련 고시를 개정(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 제2015-69호)하여 치약 보존제의 성분을 3종(벤조사나트륨, 파라옥시벤조산메틸, 파라옥시벤조산프로필)으로 제한하여 CMIT/MIT 혼입을 원천적으로 금지하였다.”면서 “이는 식약처가 당시 CMIT/MIT의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음을 인식했던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천 의원은 “식약처는 9월 26일 CMIT/MIT가 문제가 된 이후 불과 4일만에 CMIT/MIT 성분이 들어간 치약제품을 전량 회수했다”면서 “만일 지난해 9월 고시 개정 후 최소한의 행정지도만이라도 했다면 이번 사태를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질타했다. 식약처는 미국과 유럽의 허용기준을 거론하면서 안전성에 크게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지만, 이번에 발견된 치약 149개 제품 중에는 유아 및 어린이용 치약도 다수 있어 국민들의 불안과 분노를 잠재우기에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천 의원은 “정부는 문제의 핵심인 유해물질에 대한 안전기준도, 관리도 제대로 되고 있지 않은 것에 대한 반성이 전혀 없다”면서 “근본적인 문제로 정부의 화학물질 관리가 부실한 이유는 그 관리가 부처별로 나눠져서 유해성·위해성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의 화학물질 관리는 환경부, 보건복지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산업통상자원부의 다섯 개 부처가 나눠서 하고 있다. EU의 경우 1998년 이후 살생물제 관리지침을 통해 통합관리를 실시하고 있다. 천 의원은 “살생물제를 여러 부처에서 관리할 경우 사고 발생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고, 관리기준도 통일되지 않아 효율적인 안전 관리가 어렵다”면서 “살생물제를 통합관리하는 콘트롤 타워를 지정해 살생물제가 사용된 제품을 추적하고, 일괄적인 규제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노해섭 기자 nogar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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