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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재테크] 서학개미 주목하는 '13F 보고서'…실제 투자에 도움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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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OOO 대거 매수"
"워런 버핏의 마지막 베팅, OO 팔고 OO 샀다."

[실전재테크] 서학개미 주목하는 '13F 보고서'…실제 투자에 도움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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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네 번, 주식 커뮤니티는 이런 헤드라인들과 함께 술렁인다. '나도 따라 사 볼까'하는 마음 탓인지 해당 종목에 개인 매수세가 실제 몰리기도 한다. 거대 기관이나 전설적인 투자자가 사들인 주식이라면 뭔가 근거가 있지 않겠냐는 심리다. 뒤처지지 않으려는 불안과 '대박'을 향한 기대가 맞물린 이 행동의 출발점에 '13F'가 있다.


13F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운용 자산 규모 1억달러 이상인 기관투자가에게 요구하는 분기 보고서다. 헤지펀드, 자산운용사, 보험사, 연기금 등 쟁쟁한 기관들은 해당 분기에 어떤 미국 주식을 얼마나 보유했는지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글로벌 대형 운용사의 포트폴리오는 물론이고, 워런 버핏(버크셔 해서웨이), 레이 달리오(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스탠리 드러켄밀러(듀케인 패밀리 오피스)의 포트폴리오도 SEC 전자공시시스템(EDGAR)에서 들여다볼 수 있다.


13F, 월가 큰손의 투자노트…그러나 옛날노트
[실전재테크] 서학개미 주목하는 '13F 보고서'…실제 투자에 도움될까

13F 공시는 매번 주목받는다. '고래(Whale·기관)'의 움직임을 추적해 투자 아이디어를 얻는다는 개념으로, 큰손들의 상위 보유 종목만 그대로 복제하는 상장지수펀드(ETF)까지 등장할 정도다. 정보가 귀한 개인 투자자로서도 장점은 분명하다. 거대 자금이 어느 업종으로 이동하는지, 어느 종목을 새로 편입했는지 파악할 수 있다.


그런데 이 '고래 따라잡기'에는 여러 위험이 숨어 있다. 일단 '시차'다. 13F는 매 분기 종료 후 최대 45일 이내에 제출하면 된다. 기관들은 포트폴리오를 경쟁자에게 노출하고 싶지 않아서 대체로 기한 직전에 제출한다. 즉 1월에 공개되는 자료는 이미 전 분기(10~12월) 것이고, 실제 매수한 시점과는 최소 한 달에서 두 달 이상의 격차가 생긴다. 게다가 그 45일 사이에 해당 기관이 포지션을 이미 바꿔버렸을 가능성도 상당하다.


유안타증권은 13F 분석 리포트에서 "기관투자가는 분기 말에 매수하고 보고 시점에는 보유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공시가 나왔을 때 개인이 '와, 버핏이 이걸 샀네' 하고 따라 사면 이미 버핏은 다 팔고 나간 뒤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롱(Long)만 보인다'는 또 다른 함정
[실전재테크] 서학개미 주목하는 '13F 보고서'…실제 투자에 도움될까

시차 외에도 13F에는 구조적 맹점이 있다. 13F는 매수(Long) 포지션만 공시 대상이다. 공매도(Short), 풋옵션(Put Option), 채권, 원자재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 전체 포트폴리오의 반쪽짜리 정보인 셈이다.


헤지펀드는 특정 주식을 롱으로 보유하면서 동시에 그 주식이나 관련 지수를 공매도해 위험을 헤지하는 전략을 자주 쓴다. 겉으로 드러난 보유 종목만 보면 강하게 베팅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반대 방향 포지션으로 위험을 상쇄하고 있을 수 있다. 유안타증권은 "특정 주식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공매도나 풋옵션으로 헤지해 전체 포트폴리오의 실제 포지션이 전혀 다른 경우가 드물지 않다"고 설명했다.


기관마다 투자 성향도 제각각이라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버크셔 해서웨이처럼 장기 가치 투자를 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롱쇼트 전략을 주로 쓰며 회전율이 매우 높은 헤지펀드도 있다. 같은 종목이 담겨 있어도 각 기관의 맥락과 전략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이 주식이 담겼다'는 사실만으로 매수 결정을 내리는 건 매우 위험하다.


그렇다면 13F를 따라 샀을 때 성과는 어떨까. 완벽한 대리 지표는 아니지만 'Global X Guru ETF'의 수익률 지표는 참고가 될 수 있다. 미국 상장 대형 헤지펀드들의 SEC 13F 보고서를 기반으로, 그들의 상위 보유 종목을 추종하여 투자하는 상품이다. 이 ETF의 최근 5년 성과는 S&P500 지수를 하회한다. 단기적으로 격차가 줄어드는 구간이 있어도, 장기 초과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13F' 공시의 올바른 활용법
[실전재테크] 서학개미 주목하는 '13F 보고서'…실제 투자에 도움될까 미 SEC의 13F 공시 커버

그렇다고 13F가 무용지물인 건 아니다. 핵심은 '맹목적 추종'과 '선별적 참고'를 구분하는 데 있다.


투자 전문가들이 권하는 활용법은 몇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신규 편입 종목에 주목하는 것이다. 기존에 전혀 보유하지 않던 종목을 새롭게 추가했다는 사실, 특히 포트폴리오 상위권에 단번에 진입한 종목은 해당 기관의 강한 확신을 시사한다. 이를 출발점으로 삼아 '왜 이 종목을 이 시점에 샀을까'를 분석해볼 수 있다.


둘째, 비중 확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다. 이미 보유 중인 종목의 비중을 큰 폭으로 늘렸다면, 해당 기관이 자신의 투자 논리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한다는 뜻이다. 반대로 여러 기관이 동시에 비중을 줄이는 종목은 경고 신호로 볼 수 있다.


셋째, 여러 기관의 교집합 종목을 찾는 방식이다. 서로 다른 투자 철학을 가진 복수의 헤지펀드가 같은 분기에 동일한 종목을 신규 매수했다면, 그 종목이 저평가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다. 독립적인 여러 기관이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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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모든 고려 후에도 반드시 해야 할 과정이 있다. 해당 기업의 실적, 밸류에이션, 산업 동향을 직접 검토하는 것이다. 13F는 투자 아이디어를 걸러주는 1차 필터일 뿐, 매수 결정의 최종 근거가 될 수 없다. 13F는 답지가 아니라 흐름을 읽는 참고서에 가깝다. 고래 등에 무작정 올라타기보다, 고래의 머리가 어디를 향해 있는지 방향을 읽는 데 활용하는 편이 더 안전하고 현실적인 접근법이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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