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시간 지켜주세요'…교육감 찾은 초등생들의 바람

세이브더칠드런, 여름캠프 참가 어린이들과 8개 정책 제안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교실 말고는 놀 곳이 별로 없는데 좁아서 위험해요", "쉬는 시간이 짧아 운동장에 갈 수가 없어요", "체육관에서 놀고 싶은데 가보면 매번 잠겨 있어요"초등학교 학생들이 친구들과 운동장을 마음껏 뛰놀 수 있게 해달라며 27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찾았다.세이브더칠드런 주최로 열린 '어린이옹호활동가 캠프'에 참가한 서울의 초등 4∼6학년 어린이 47명이 전날 '친구들과 함께 마음껏 놀 수 있는 학교 만들기'라는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여 제안 8가지를 정리한 뒤 이를 전달하는 자리였다.그 내용으로는 ▲교실이 좋아 놀기 불편하고 위험하니 교실을 넓혀주세요 ▲학교 안 다양한 시설을 개방해주세요 ▲수업 시작 전 독서시간 대신 놀이시간을 늘려주세요 ▲놀이터에 다양한 놀이기구를 만들어 주세요 ▲옥상을 안전한 놀이공간으로 만들어 주세요 ▲친구들과 편안하게 이야기하고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세요 ▲쉬는 시간을 지켜주세요 ▲고학년이나 운동부가 자주 차지하는 운동장을 모든 학생이 공평하게 사용하게 해주세요 등이다.앞서 '어린이권리옹호 활동가캠프'에 참여한 전북 어린이 38명도 26일 같은 주제로 10가지 정책제안을 김규태 전북 부교육감에게 전달했다.유희정 세이브더칠드런 대리는 "도시 아이들은 방과 후에 학원에 가고 농촌은 친구들 집도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아 학교가 사실상 친구들과 놀기 가장 좋은 공간인데도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아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지난해 한국청소년청책연구원이 낸 '한국 아동·청소년 인권실태 연구Ⅳ'를 보면 우리나라 초등학생 25% 이상이 하루 평균 1~2시간 밖에 여가시간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 17%는 하루 1시간도 여가를 즐기지 못했다.이보다 앞서 2013년 보건복지부의 아동종합실태조사에서도 우리나라 아동 3명 중 1명은 하루에 30분 이상 놀이(운동)를 하지 못하고 있다. 아동의 절반은 방과 후 하고 싶은 활동으로 '친구들과 놀기'를 꼽았지만, 실제 방과 후 친구들과 노는 아이는 5.7%에 그쳤다.유엔아동권리협약 31조는 "아동은 휴식을 충분히 즐기고, 나이에 맞는 놀이와 오락 활동에 참여할 권리가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평소 "어린이들은 놀 권리가 있다"고 강조해 온 조 교육감은 학생들이 내놓은 제안을 경청하고, 교육청의 학생 정책에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세이브더칠드런은 어린이들이 권리에 대해 스스로 목소리를 내고 정책결정자들이 이를 경청하도록 만들기 위해 '어린이옹호활동가캠프'를 지난해부터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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