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59㎡ 10억 호가…맞벌이 640여만원 소득기준 획일적소득 낮으면 집값 부담, 높으면 자격 안돼…"분양가 따라 소득기준 탄력 적용해야"일반 급여소득자에겐 '무용지물'…"부모 도움 많이 받는 경우가 대부분"
개포지구 내 일원현대아파트를 재건축한 래미안 루체하임의 견본주택이 방문객들로 붐비고 있다.(자료:삼성물산)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이모(33세ㆍ여)는 최근 강남권에서 나온 아파트를 신혼부부 특별공급으로 분양받으려다 실패했다. 소득기준 때문에 특별공급으로는 청약조차 불가능했던 것. 맞벌이인 부부의 소득을 합하니 기준치인 월 640여만원을 넘었다. 이씨는 "분양받으려던 아파트는 59㎡가 최고 9억원 후반대, 84㎡는 12억원인데 소득 수준이 높아서 특별공급을 받지 못한다는게 말이 되느냐"고 허탈해 했다.분양가가 높은 아파트의 신혼부부 특별공급이 일반 급여소득자들에게는 무용지물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 강남 지역 분양시장에서 청약경쟁이 치열해지자 특별공급을 노린 수요자들이 적지 않다. 특별공급은 일정한 자격을 충족해야만 신청이 가능한데 이로인해 일반공급보다 경쟁률이 낮은 까닭이다. 최근 서울 개포지구에서 분양한 '래미안 루체하임'의 경우 평균 경쟁률은 45대1에 달했던 것에 비해 특별공급 경쟁률은 1.5대1에 불과했다. 앞서 분양했던 '개포 래미안 블레스티지'는 일반 분양이 33.6대 1, 특별공급은 1.8대 1, '신반포자이'도 각각 37.8대 1, 1.5대 1을 기록했다. 하지만 특별공급을 신청할 수 있는 기준이 획일적으로 규정돼 있는 탓에 급여소득자들은 언강생심 쳐다보기도 힘들다는 푸념이 많다. 특별공급은 전용면적 85㎡ 이하인 분양주택의 경우 국가 유공자, 장애인, 신혼부부, 다자녀 가구, 노부모 부양자 등으로 나뉘어 진행되는데,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신혼부부 특별공급이다. 전체 분양 가구수의 10% 정도가 신혼부부 특별공급으로 나오게 돼 있다. 신혼부부 특별공급을 신청하려면 4인가족 기준 맞벌이인 경우 647만원(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의 120%), 외벌이는 539만원(월평균 소득) 이하라는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1순위는 결혼 3년 이내, 2순위는 4년 이상~5년 이내다. 이런 기준을 감안해보면 높은 분양가가 책정된 아파트는 여러모로 신혼부부 특별공급으로 신청하는 것이 극히 어렵다. 소득수준이 낮으면 분양가를 감당하기 어렵고, 소득수준이 높으면 특별공급 자격요건에서 벗어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고분양가 아파트의 신혼부부 특별공급이 급여소득 계층이 아닌 많은 자산을 물려받은 '금수저'들이나 청약이 가능한 제도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분양가가 높은 아파트 분양을 받는 젊은 층은 기본적인 소득 이외의 자산이 있다거나 자산가인 부모의 도움을 받는 경우가 상당수"라고 분양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이에 신혼부부가 쉽게 집을 분양받을 수 있도록 취지를 감안해 분양가에 따라 소득기준을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부부합산 급여소득이 많더라도 고액의 아파트라면 특별공급을 신청할 수 있게 길을 터줘야 금수저들만을 위한 특별공급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얘기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주택시장에는 다양한 계층이 섞여 있고 소득수준도 천차만별인만큼 특별공급제도는 의미가 있다"며 "고분양가 주택이라고 해서 특별공급을 없앤다면 또다른 차별을 낳는 결과가 되기 때문에 시장의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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