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서울메트로 스크린도어 사업 '특혜' 또 있었다…'총체적 부실'

오세훈 전 시장 시절 2008년 시민감사관 감사보고서 살펴보니...'시, 특혜 시정 권고 이행 안해'...충무로역 리모델링 PSD설치 사업도 특혜 의혹

시민들이 구의역 승강장 앞에서 '구의역 사고' 희생자를 추모하고 있다(출처=아시아경제DB)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이미 의혹이 드러난 서울메트로의 1~2차 플랫폼스크린도어(PSD) 민자사업 외에 충무로역 리모델링 사업에서도 비슷한 특혜 의혹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오세훈 전 시장 시절인 2008년 감사에서 이미 이 같은 사실들을 확인하고도 그냥 덮었다. 서울시가 2000년대 중반 추진한 지하철 스크린도어 사업은 '총체적'인 부실이었던 셈이다.14일 아시아경제가 입수한 2008년 서울시의 '지하철 승강장 스크린도어 설치사업' 관련 시민감사관 직권감사 결과 보고서를 보면 이 같은 사실이 잘 드러나 있다. 보고서에는 메트로가 충무로역 리모델링 민간투자사업에서도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적시돼 있다. 당시 메트로는 충무로역 PSD 설치 사업비로 23억원을 책정했는데, 자체 발주한 다른 사업보다 많게는 13억원 이상 비싼 가격이었다. 또 1~4호선 24개 역사의 민자 유치 스크린도어 설치 사업 과정에서 저지른 치명적인 잘못도 잘 기록돼 있다. 메트로는 2004년 2월27일 지하철 2호선 12개 역사에 대한 스크린도어 설치 사업을 추진하면서 민간투자법상 규정된 사업이 아님에도 민자유치를 추진했다. 특히 입찰에 유진메트로컴만 참여해 무효화해야 됨에도 돌연 2004년 12월17일 계약을 체결했다. 위법적 계약이었던 것이다. 사업비를 과다 계상해 유진메트로컴의 무상 사용 기간이 늘어난 점도 지적했다. 메트로는 2004년 12월 1차 민자사업에서 역사당 PSD 평균 설치비를 평균 26억4600만원으로 잡았다. 같은 시기 서울도시철도공사 발주 김포공항역사 설계가(21억9000만원)보다 4억5000만원이나 비쌌다. 2006년 12월 2차 민자사업도 평균 25억900만원을 역사당 평균 설치비로 잡았는데, 같은 해 10월 자체 발주 동대문역 등 5개역 사업(평균 설치비 21억2600만원)보다 3억8000만원이나 비쌌다. 1, 2차 민자사업에서 총 100억여원의 설치비가 과다 계상돼 유진메트로컴이 16년 7개월(2차)~22년(1차)이라는 장기간 스크린도어 광고 무상 사용권을 갖는 근거가 됐다.이밖에 메트로는 자체 발주한 지하철 1호선 동대문역 등 5개 역사의 스크린도어 설치 공사 준공이 지연됐지만 자신들의 잘못이라고 자처해 계약기간을 54일간 연장해주면서 지체상금 약 5억원을 징수하지 않았고, 감리업체도 시공사의 잘못을 눈감아 준 것으로 나타났다.스크린도어를 모두 자체사업으로 설치한 서울도시철도공사도 공사비 낭비는 못지 않았다. 7호선 20개 역사, 5호선 27개 역사에 대해 경쟁입찰방식에서 돌연 협상에 의한 계약 방식으로 입찰을 변경함으로써 역사당 평균 1억1000만원~1억7000만원의 예산이 낭비됐다고 지적했다. 또 신공법을 사용해 예산을 절감한다고 홍보해 포상까지 받았지만 전체적으로 비교해보니 메트로 보다도 오히려 역사당 설치비가 더 들어가는 것으로 파악됐다는 점도 꼬집었다.이같은 감사 결과를 근거로 당시 시민감사관은 유진메트로컴에 주어진 특혜를 시정하라고 권고했다. 메트로의 1~2차 민자 사업에 대해선 "발주처에 불리한 협상을 체결한 관련자를 문책하고, 계약 방식 개선, 민자사업자의 결산내역 검증 및 초과 수익시 무상 사용 기간 재협상 조치를 취하라"며 "민자사업자의 순수 PSD원가와 자체 발주시 비용을 비교 검토해 그 결과를 협상에 반영하는 등 무상사용 기간을 단축하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했다. 또 충무로역 리모델링 민간투자사업의 PSD 원가 과다 계상에 대해서도 "비슷한 시기에 발주한 다른 PSD사업을 바탕으로 협상해 무상 사용 기간을 단축하라"고 결론을 내렸다.하지만 이같은 시정 권고는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시 관계자는 "오래된 일이라 담당자들이 바뀌는 등 어떻게 향후 조치가 취해졌는지 알 길이 없지만 결과적으로 볼 때 감사 결과가 묵살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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