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만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
최근 청년실업 해소와 관련해 좋은 소식들이 들려오고 있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경제 위기 이후 17년 만에 처음으로 두 자리대인 11.1%까지 증가한 청년실업률이 올해 6월부터 한 자리대 실업률로 떨어진 이후 지난 10월, 7.6%까지 감소했다.313개 모든 공공기관에서는 임금피크제가 도입 완료됐으며,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절감되는 재원으로 4441개의 신규 청년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임금피크제가 없었다면 정년 60세 연장으로 발생하는 인건비 부담으로 금년 채용계획 1만7672명보다 3595명이 적은 1만4077명만을 신규 채용할 수밖에 없는데,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총 1만8518명으로 신규채용 규모가 확대된 것이다. 이는 임금피크제가 중장년의 고용안정과 함께 청년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이다. 이러한 청년 실업률 감소와 임금피크제 도입을 통한 보다 많은 신규 일자리 창출은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소위 '3포 세대' 청년들의 아픔과 고통을 분담하고자 하는 우리나라 전체 사회 구성원, 무엇보다 2016년부터 60세로 정년이 연장되는 중장년 근로자들의 기득권 양보와 노ㆍ사ㆍ정 협력의 결과이다. 우리 사회의 최우선 과제인 신규 청년일자리 창출에 공공기관이 선도적으로 앞장서는 모습은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의 모범이 될 것이다. 지속적으로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정년 60세 제도가 안착될 때까지 임금피크제의 한시적 실행을 넘어서서, 궁극적으로 임금체계의 전면적인 개편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100인 이상 기업의 68%, 그리고 공공기관 대부분이 아직 근속년수에 따라 임금이 자동으로 상승하는 호봉제를 운영하고 있다. 1960∼70년대의 고도경제성장기에 형성된 호봉제 임금체계를 현재의 3% 내외 저성장기에 적합한 직무능력과 성과 중심의 임금체계로 전환하는 것은 불가피한 시대의 요구다. 호봉제 임금체계 개편 없이는 저성장ㆍ고령화시기에 발생하는 청년 실업과 소득 양극화 문제, 그리고 나아가 기업의 경쟁력 약화를 해결할 수 없음을 우리는 이미 일본을 통해 배웠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교훈 삼아 임금체계 개편에 박차를 가해야 할 때다.임금피크제 도입은 정년 60세 시대에 발생하는 청년 실업 해소의 종결이 아니라 시작에 불과함을 자각해야 한다. 향후 정년 60세 연장 수혜 근로자인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의 생산성 증대를 위한 적합 직무개발에 최선을 다하여야 한다.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은 풍부한 업무지식과 현장 경험을 소유하고 있다. 이들이 직무능력 강화를 통해 보다 나은 성과를 창출하게 되면 기업의 수익구조는 개선될 것이며 이는 임금인상과 더불어 신규 청년 채용 증대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이다. 나아가 장년에게는 고용안정보장과 청년에게는 신규 일자리기회를 제공하는 청ㆍ장년 상생 일자리 모델 형성에 기여하게 된다.기업 내부의 임금체계 개편, 그리고 합리적 인력운영 방안 마련과 함께 사회경제적 수준에서의 노동개혁이 따르지 않으면 궁극적 청년실업 해소는 요원하다. 1997년 유동성 문제로 발생한 경제위기 당시 우리 국민은 금모으기 운동을 통해 갑작스레 닥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했으며 그 이후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유지해 오고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구조적 경제위기는 서서히 진행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기에 그 위기에 대한 인식 공유와 처방 마련이 더욱 힘들다. 현재의 위기를 예방하고 극복하기 위해서는 공공기관의 임금피크제 도입 과정에서 정부가 보여준 강력한 의지와 노력이 절실하며, 핵심 이해 당사자인 노ㆍ사는 대승적 차원의 노동개혁을 위해 협력과 양보에 최선을 다하여야 할 시점이다.이지만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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