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SK, 롯데, 두산, 신세계 4개 기업 물고 물리는 면세점 유치 전략사회공헌과 상생에 초점…월드타워점 가장 경쟁 치열[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 김현정 기자]서울 시내면세점 특허 획득을 위한 대기업들의 '패'가 모두 공개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직접 전면에 나설 정도로 이번 2차전도 결과를 알 수 없는 팽팽한 눈치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4개 기업은 모두 현재 롯데면세점이 운영 중인 월드타워점 특허를 신청했다. 기존 사업자인 롯데를 포함해 총 4대1의 경쟁률로 가장 치열한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롯데는 기존 소공점과 월드타워점 수성에 나섰고 신세계는 부산점과 함께 본점 신관을 입지로 서울 시내면세점 입성에 재도전했다. 두산은 동대문 두산타워를, SK네트웍스는 워커힐점 수성과 동대문 케레스타점을 후보지로 내세워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섰다. ◆4人4色 같은 듯 다른 면세점 유치 전략=SK와 롯데, 두산, 신세계 등 2라운드 면세전 싸움에 뛰어든 대기업들의 면세점 유치 전략의 공통점은 사회공헌과 상생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SK는 SK면세점의'선순환 상생생태계' 구축을 위해 총 8200억원의 면세점 투자비 중 2400억원을 사회 환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세계적 관광지로 동대문의 잠재력을 실현시킬'11대 약속'도 공개했다. SK네트웍스는 SK만의 상생 노하우와 ICT 역량을 기반으로 지역상생, 중소상생, 관광인프라 구축 분야와 관련된 11개 상생과제를 선정해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상생을 실천해 나갈 방침이다.쿠쿠 등 국산품 발굴ㆍ육성 선도, 업계 최초 중소기업 전용매장 '아임쇼핑' 운영 등 모범적인 상생면세점으로서 면모를 더욱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롯데그룹은 신 회장이 청년 창업 지원을 위해 100억원의 사재를 출연하기로 했다. 시내면세점 선정을 앞두고 사회공헌 측면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지난 12일 롯데면세점 비전 선포식을 통해 상생 2020을 신 회장이 직접 밝혔다. '상생 2020'은 ▲중소 중견 기업과의 상생 ▲취약 계층 자립 지원 ▲관광 인프라 개선 ▲일자리 확대 등 네 가지 핵심 추진 과제를 포함하고 있다. 구체적인 실천 방안으로는 중소 파트너사 동반성장펀드 조성, 중소브랜드 매장면적 확대, 인큐베이팅관 도입, 취약계층 자립지원 등을 위해 2020년까지 5년 동안 총 1500억원의 상생기금을 조성키로 했다. 두산은 동대문 지역 발전을 위해 재단을 만들었다. 이를 위해 박용만 회장이 100억원 규모의 사재까지 출연했다. 재단은 그룹 100억원을 합쳐 총 200억원을 마련하기로 했다. 재단 사업은 ▲동대문 씽크탱크 ▲동대문 마케팅 ▲브랜드 엑셀레이터 등 크게 세 갈래로 진행된다. 민ㆍ관ㆍ학 협력을 통해 동대문 지역발전을 체계적으로 추진한다. 지역 상공인이 동대문 지역 현안과 상권 발전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필요하면 지방자치단체에 행정적 지원도 요청할 계획이다. 신세계는 서울 시내면세점을 사회공헌 및 상생 면세점으로 설계키로 했다. 관련 비용만 5년간 총 2700억원을 집행한다. 본점 신관 맞은편 메사빌딩에 1만200㎡(3080평) 규모의 '국산의 힘' 센터를 설치해 외국인 관광객에게 대한민국을 홍보할 수 있는 '전초기지'로 활용한다.성영목 신세계디에프 사장은 "'한국적 가치가 살아 숨쉬는 면세점', '상생과 수출'이 공존하는 면세점 모델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또 도심면세특구 개발로 도심관광을 활성화, 외국인 관광객 수를 2020년까지 1700만명으로 늘려 관광산업 진흥에 일조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치열한 유치전 각자 꼭 필요한 이유=롯데면세점은 본점과 월드타워점 2곳에만 입찰에 참여, 기존 특허의 '수성'에 주력했다. 경영권 분쟁으로 나빠진 여론과 독과점 논란을 의식한 선택이다. 소공 본점은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심장부이며, 롯데타워점은 미래전략을 상징하는 전초기지의 의미를 가진다. 어느곳이든 특허를 빼앗기게 될 경우 회사의 경영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 롯데는 입찰에 앞서 향후 비전으로 외국인 관광객 1300만명 유치, 29조원의 외화수입 창출을 내거는 등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와 당위성을 피력하기도 했다.신세계그룹과 두산은 워커힐, 롯데 소공점과 롯데월드점 등 서울 시내 3개 특허에 모두 도전한다. 신세계는 앞선 실패에 대한 설욕, 두산은 과감한 첫 도전에 방점을 찍은 분위기다. 신세계의 경우 후보지역으로 신세계 서울 본점 신관을 활용키로 했다. 신세계 서울시내면세점은 본점 신관 5개층 규모로 조성될 계획으로, 최대의 경제효과를 창출해 낼 수 있도록 운영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신세계디에프는 특히 중소중견기업 제품 판매 면적 확장을 위해 신세계 본점 신관을 시내면세점 입지로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성 사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언주로 서울세관을 방문해 사업계획서를 직접 제출했다. 지난 6월 신규특허 신청과정에서 고배를 마신 뒤 부족했던 측면을 하나씩 점검하고 보완해 왔다는 설명이다. 면세 시장에 처음 도전하는 두산은 시장 예상대로 입찰에 적극 나섰다. 두산은 동대문을 거점으로 태동한 기업인데다가 지난 1999년부터 종합쇼핑몰인 '두산타워'를 운영했다. 보그, 보그걸, GQ 등 유명 패션잡지를 20년 이상 발간해 온 관계업력을 발판삼아 유명 명품 브랜드와의 입점 협의를 상당부분 마무리 한 상태로 알려졌다. 박용만 회장도 강한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천명하며 면세사업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100억원의 사재를 출연해 동대문창조문화재단을 설립하기도 했다.SK는 공격과 수비에 동시에 나섰다. SK네트웍스는 워커힐과 롯데 월드타워점 2곳에 특허 신청을 제출하며 기존 워커힐면세점 수성과 함께 시내면세점 추가확보에도 나선다.SK네트웍스는 23년간 운영한 워커힐 면세점과, 국가 관광산업 경쟁력 강화와 지역상생을 위해 세계적인 관광명소로서 성장 잠재력이 높은 동대문 지역을 입지로 정해서 특허 신청서류를 제출했다. SK네트웍스는 지난 서울시내 면세점 신규 특허 입찰경쟁 당시 입지로 삼았던 동대문 케레스타 빌딩을 특허 추가확보를 위한 면세점 입지로 다시 낙점했다. 이 빌딩은 판매시설로 지어진 건물로 쇼핑에 최적화된 구조를 갖췄으며, 인근 동대문역과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도보로 불과 5분 남짓한 거리에 위치하고 있어 접근성이 좋다고 자평하고 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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