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족한 행복주택…무옵션에 주변 민원세례

지하철 신분당선 청계산입구역 1번 출구로 나오자 'ㄷ'자 모양의 서초내곡지구 행복주택이 눈에 띈다. SH공사는 당초 주변의 서초 보금자리아파트와 같은 '서초 포레스타'로 이름을 지어 외벽을 칠했다. 그러나 주변 아파트 입주민들의 반대로 '포레스타'라는 브랜드명을 쓸 수 없게 되자 다시 페인트칠을 해 외벽이 휑 하다. 건물 왼편 호텔부지(휀스) 역시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착공이 미뤄지고 있다.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지하철 신분당선 청계산입구역에서 내려 밖으로 나오면 이달 27일 첫 입주하는 서초내곡지구 행복주택에 눈에 띈다. 그 옆으로는 옆으로 비슷한 규모의 5층 근린상가와 오피스텔 6개동이 늘어서 있다. 이들 건물은 SH공사가 서초내곡지구를 개발하면서 분양한 땅에 지은 것으로 아래층은 상가로, 위층은 오피스텔로 분양ㆍ임대한다. 바로 뒤편으로는 보금자리아파트인 서초포레스타 5~7단지 1500여가구가, 전철역과는 거리가 있는 북쪽 헌릉로 쪽으로는 서초포레스타 1~3단지와 엠코타운젠트리스 4단지 등 3000여가구가 입주를 끝내 대규모 주거타운을 형성하고 있다. 청계산입구역 주변 분양ㆍ임대형 오피스텔은 450실가량이 공급돼 임대 시세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50만~60만원 수준. 내곡지구 S오피스텔 분양실장은 "전용면적 23㎡ 분양가가 1억7000만원 선"이라며 "앞으로 월세가 더 오를 것이어서 수익형 부동산으로 인기가 좋다"고 투자를 권유했다.비슷한 평형의 대학생용 행복주택이 보증금 4184만원에 월세 21만1000원이고, 4%로 시중보다 낮은 전월세 전환율(전세를 월세로 전환할 때 환산하는 이자율)을 적용하면 보증금은 2074만원까지 낮아지고 월세 부담은 6만9000원이 늘어나 주변 시세에 비해 임대료가 싸다.하지만 절대 비교는 어렵다. 주변 임대용 오피스텔의 경우 드럼세탁기와 냉장고, 책상, 수납형 가구가 빌트인으로 제공되고 행복주택에 비해 고급자재가 사용된 반면 행복주택에는 가스레인지 외에는 별도로 제공되는 옵션이 없다. 행복주택 입주 예정자인 임모씨는 "이사를 하려면 가구나 가전제품을 새로 구매해야 해 비용부담이 크고 공간활용 면에서도 효율적이지 못하다"며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이 주로 입주한다는 점을 감안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인근 주민들의 따가운 시선과 무차별적인 민원도 문제다. 내곡지구 행복주택의 당초 명칭은 '서초포레스타 8단지'였지만 주변 민원 때문에 이름을 '썬포레'로 바꿨다. 건물 외벽에 칠했던 애초 단지명칭도 다시 지웠다.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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