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 잭맨 '한국은 영감을 주는 나라'

서울시홍보대사 맡아 딸에게 한복 입혀 학교 보내는 'X맨'의 할리우드 스타

휴 잭맨

[도쿄=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영화 'X맨'에서 인류를 구하기 위해 온몸을 던지는 울버린. 호주 출신의 할리우드 스타 휴 잭맨(48)에게 분신과 같은 캐릭터다. 2000년 'X맨'을 시작으로 지난해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까지 일곱 편에서 열연했다. 이미지가 굳어진다는 우려도 있지만 그는 신경 쓰지 않는다. 지난 1일 도쿄 페닌슐라호텔에서 만난 그는 "어린 시절 회계사인 아버지가 일을 사랑하며 열과 성을 다하는 모습을 보며 자랐다"며 "자녀들에게도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지 말고 꿈을 찾기 위해 열정을 다하라고 가르친다"고 했다. 그래서 잭맨은 배우들이 연달아 맡기를 피한다는 악역도 척척 해낸다. 지난해 '채피'의 냉혈하고 권력지향적인 무기 개발자 '빈센트'에 이어 오는 8일 개봉하는 '팬'에서 우두머리 해적 '검은 수염'을 맡았다. '검은수염'은 후크 이전에 네버랜드를 점령한 권력자로 서슴없이 사람을 죽이는 인물이다. 원작 '피터팬'에서는 후크에게 배를 모는 법을 가르치는 인물로 달랑 한 줄 나온다. 그 외에 아무 자료도 없는 캐릭터를 잭맨은 사악하면서도 재밌고 변덕스러운 악당으로 그린다. "아이의 눈에 해적이 어떻게 보일지 고민한 끝에 예측불허한 사람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그는 매일 아침 칼싸움을 배웠다. 험상궂게 보이려고 삭발도 했다. "딸 에바가 처음에는 어색해서 안기려고 하지 않았다. 나중에는 내 머리를 만지는 걸 좋아했다. 사람들이 알아보지 못해서 디즈니랜드도 함께 다녀왔다." 에바는 한복을 입은 사진이 파파라치에게 포착돼 국내에서 화제를 모았다. 잭맨은 "한복을 입고 학교에 가겠다고 해서 허락했다"고 했다.

'팬' 휴 잭맨 / 사진=워너브라더스 제공

그의 한국 사랑은 남다르다. 독일월드컵이 열린 2006년에 내한했을 때는 토고와의 경기를 고대하는 팬들에게 '대한민국'을 외치며 응원을 보냈다. 2009년 서울시의 홍보대사에 위촉된 뒤로는 각종 해외 방송에 출연해 한국을 "정말 멋지고 영감을 줄 수 있는 나라"라고 소개했다. 잭맨은 "호주와 한국을 오가며 일한 아버지의 영향이 크다. 매번 한국을 세계 경제의 미래상을 보여주는 나라로 치켜세우셨다"며 "한식, 한복 등 한국의 전통문화도 무척 좋아한다"고 했다.이런 친절과 배려의 원천으로 그는 용기를 꼽았다. 잭맨은 "용기는 우리를 강하게 만들고 더 좋은 사람으로 바꾸어 준다"며 "쉬운 일은 아니지만 존중받고 싶다면 먼저 다른 사람을 존중해야 한다. 용기의 힘으로만 가능하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검은 수염'보다 리바이 밀러(13)가 연기한 피터를 더 응원하다. "아이 같은 동심을 유지하고 순수하게 정의를 위해 살아간다면 피터처럼 평생 젊음을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그런 삶은 지루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아이와 노인의 중간에 있는 내 나이와 모습에 만족한다(웃음)."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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