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2019년에 5.5% 성장?…경제낙관론 못벗어난 정부

[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정부가 여전히 과도하게 낙관적인 경제전망을 바탕으로 내년 예산안과 중기재정계획을 짠 것으로 나타났다. 2년 뒤에는 5%의 경상성장률을 달성하고, 4년 뒤에는 5% 중반까지 성장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정부가 현실적인 경제전망을 하겠다고 했지만, 이번에도 거품이 덜 빠졌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10일 아시아경제가 기획재정부의 '2016년 예산안'과 '2015~2019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분석한 결과, 기재부는 내년 경상성장률을 4.2%로 전망한 데 이어 2017년 5.0%, 2018년 5.3%, 2019년 5.5%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경상성장률은 실질성장률과 물가상승률(GDP디플레이터)을 합한 값이다.한국 경상성장률은 2011년 5.3%를 기록한 이후 2012년 3.3%, 2013년 3.8%, 지난해 3.9% 등 최근 3년간 4%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성장을 이어왔다. 세계 경제가 더욱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는 가운데 정부는 한국 경제가 몇년간 성장을 거듭할 것이라고 전망한 것이다.기재부는 향후 5년 간 중기재정계획의 성장률 전망을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의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과 유가 등 물가 전망을 종합해 산출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제기구의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 흐름을 반영하고, GDP디플레이터의 경우 연구기관의 원자재값 전망 등을 참고했다"며 "유가가 오르면 GDP디플레이터가 지금의 0%대에서 벗어나 1~2%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정부가 참고한 IMF의 세계경제 실질성장률 전망치는 올해 3.3%, 내년과 2017년에는 3.8%, 2018년과 2019년에는 3.9%다. 하지만 IMF는 다음달 수정전망에서 중국 경제 부진과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등을 반영해 이를 대폭 낮출 예정이다. 정부는 한국 경제가 잠재성장률인 3% 초중반대를 꾸준히 달성한다는 것을 전제로 깔았다. 여기에는 정부의 정책의지에 따른 성장률인 플러스 알파(+α)가 포함돼 있다. 확장적 거시정책 효과와 4대부문 구조개혁 성과 등을 담은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년부터 2020년까지 잠재성장률을 3.0%로 보고 있다.하지만 당장 내년 경상성장률 4.2%마저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내년 실질성장률을 3.3%, GDP디플레이터를 0.9%로 예측한 것인데, 국내외 연구기관과 신용평가기관은 한국의 성장률을 큰 폭으로 하향 조정하고 있다. 무디스는 지난 8일 한국의 내년 실질성장률 전망치를 3.4%에서 2.4%로 낮췄다. 영국 옥스퍼드대 산하 연구기관인 옥스퍼드이코노믹스도 3.4%에서 2.5%로 내렸다.지난해 경상성장률은 수출이 좋았음에도 세월호 여파에 따른 내수침체로 3.9%에 그쳤고, 올해도 내수와 수출 동반 부진으로 지난해보다 경상성장률이 크게 개선되기를 기대하고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는 11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과 통화당국의 금리인하에 힘입어 올해 4.1%의 경상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경제전문가들은 회의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유가의 경우 더욱 근거가 부족하다. 정부는 현재 배럴당 45~46달러(두바이유)인 유가가 2~3년 전 가격인 배럴당 100달러 수준으로 오르면 물가를 급격하게 끌어올릴 것으로 관측했다. 유가의 경우 정치·외교적 변수가 많아 변동 시기와 폭을 예측하기 힘들다. 연구기관에 따라 저유가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과 반등할 것이라는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기재부는 '2015~2019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내년 이후 세계경제 회복세, 구조개혁 성과 가시화 등으로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이 예상된다"면서도 "중국 경제 둔화, 유로존 불안, 가계부채 부담, 2017년부터 생산가능인구 감소 등은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한편,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예산안을 설명하면서 "세수결손을 피하기 위해 경제전망을 매우 보수적으로 잡았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앞서 "한국 경제가 예전 같은 고도성장기를 다시 맞기는 어렵다"며 3% 실질성장률도 양호한 것이라고 강조해왔다.세종=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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