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에 왠 '콜라텍'?…'노인 놀이공간 절실'

19일 서울문화재단 주관 '은빛 작은 잔치' 가보니…서울시청사 지하 시민청서 어르신들을 위한 '콜라텍' 개최…참가 어르신들 '너무 즐겁다'

19일 서울시청사 지하 시민청에서 열린 서울문화재단 주최 은빚작은잔치 '콜라텍'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19일 오후 서울시청사 지하 시민청에선 난데없이 '쿵짝쿵짝' 70~80년대 유행했던 트로트 음악들이 울려 퍼졌다. 형형색색의 빛을 내는 조명 아래 화려하게 갖춰 입은 60대 이상의 어르신들은 몸을 흔들었다. 때로는 마이크를 붙잡고 흘러나오는 음율에 맞춰 어르신들은 멋 드러지게 노래를 불렀다. 이날 서울시청사에서 어느 골목 귀퉁이 자리 잡은 '콜라텍'에서나 볼 수 있었던 장면들이 펼쳐진 이유는 뭘까? 알고 보니 이날 행사는 60대 이상 노인 40여명이 참여해 직접 꾸미는 서울문화재단 주관 문화프로그램인 '은빛 작은 잔치'의 일환이었다.'은빛 작은 잔치'는 지난 10주간 서울문화재단 시민청과 함께하는 똥자루무용단 주관으로 진행된 어르신 대상 커뮤니티 교육 프로그램이다. 각 지역별로 복지관에서 이뤄지는 교육 형식의 프로그램과는 달리 탈 만들기, 양초 만들기, 플래시몹 만들기 등 어르신들이 직접 참여해 이끌어가는 프로그램들로 구성, 진행됐다.콜라텍은 은빛 작은 잔치의 마지막 행사였다. 행사의 마지막으로 콜라텍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주최 측 관계자인 안주현 씨는 "구로디지털단지 등에 어르신을 위한 콜라텍이 많이 있지만 대부분 음지의 영역에 있다"며 "이를 양지로 끌고 와 모두가 즐겁고 편안하게 놀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이날 콜라텍에 참여한 어르신들은 입을 모아 노인을 위한 놀이 공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10주간의 행사에 한번도 빼놓지 않고 참여했다는 강연봉(65·여)씨는 "나이든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지 않은데 10주라는 시간이 너무나도 짧았다"며 "이 프로그램이 10개월 정도 진행됐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워 했다.시민 함동열(60·남)씨는 "어르신들이 놀 수 있는 자리가 많지 않은데 툭 터 놓고 놀 수 있는 공간인 듯해 보기 좋다"며 "앞으로도 또 행사를 한다면 나도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이날 공연을 펼친 서순녀(74·여)씨는 "평소 노인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이 없다"며 "이런 자리가 더 많이 마련돼 우리도 신나고 즐겁게 놀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행사를 주관한 이성재 똥자루무용단 단장은 "어르신들의 주거 지역이 아닌 커뮤니티 교육이 가능할까 걱정했는데 능동적으로 아이디어를 내는 어르신을 보며 운영진의 마음이 오히려 치유됐다"고 말했다.이어 "여러 지역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 서울시에서 행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하남 등 다른 지역에서도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원하는 어르신들은 찾아 오시면 언제든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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