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 게임, MS·소니의 반전카드

내년 출시되는 오큘러스의 가상현실(VR)기기 '오큘러스 리프트'

모바일에 밀린 콘솔게임 가상현실 콘텐츠로 투자[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가상현실(VR) 게임이 미래 게임시장의 주인공으로 부상하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3일간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엔젤레스 메모리얼 스포츠 아레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게임쇼 'E3 2015'에서 가장 큰 화제는 가상현실(VR)이다.마이크로소프트(MS)는 E3에 앞서 지난 11일 VR 선도 업체인 오큘러스와 제휴를 전격 발표했다. MS의 콘솔게임기 '엑스박스 원'과 오큘러스의 VR기기 '오큘러스 리프트'를 호환하겠다는 내용이다. 이를 통해 내년 출시되는 오큘러스 리프트를 이용해 엑스박스 원에서 구현되는 '헤일로5' 등의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증강현실(AR)기기 '홀로렌즈'

MS는 현실의 사물에 가상의 이미지를 제공하는 증강현실(AR)기기 '홀로렌즈'로 게임 시장의 저변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MS는 홀로렌즈를 통해 AR시장과 오큘러스 리프트로 VR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MS가 오큘러스와 손을 잡은 이유로는 콘솔시장의 오랜 라이벌인 소니를 의식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소니는 콘솔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4'에서 구현되는 VR기기 '프로젝트 모피어스'를 내년 상반기 출시할 계획이다. E3에서도 소니가 제공하는 VR세계를 미리 경험해볼 수 있는 트레일러 4종을 선보였다.

소니의 VR기기 프로젝트 모피어스. 내년 상반기 출시.

두 콘솔 업체들이 VR시장에 나선 이유로는 모바일 게임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콘솔시장도 그만큼 침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뉴주는 올해 전 세계 콘솔 시장의 규모는 260억달러인 반면 모바일 게임 시장은 30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콘솔게임 업체들은 VR을 통해 모바일에 밀렸던 점유율을 다시 되찾겠다는 계획이다. MS와 소니는 각자의 플랫폼에 있는 타이틀을 VR기기에 적용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오큘러스는 VR콘텐츠를 제작하는 독립개발자들을 위해 1000만달러(약 1100억원)를 내놓기로 결정했다. '어쎄신 크리드' 등으로 유명한 게임제작사 유비소프트도 'VR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밝히고 이번 E3에서 3종 VR게임을 선보였다.　전문가들은 VR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콘텐츠가 뒤받침 돼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존 테일러 아카디아 투자회사 매니지먼트 디렉터는 "VR은 게임시장에서 정말 멋지고 새로운 기술인 것은 사실"이라며 "많은 제3의(서드파티)업체가 VR시장에 뛰어들지가 성공의 관건"이라고 말했다.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