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8900억 통 큰 베팅해 맨해튼 '더 뉴욕 팰리스 호텔' 전격 인수…반년에 걸친 인수戰 지휘
롯데가 인수한 '더 뉴욕 팰리스 호텔' 외관(코트야드뷰)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미국 뉴욕 맨하튼의 심장부에 롯데호텔이 들어선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100여년의 역사를 지닌 '더 뉴욕 팰리스 호텔(The New York Palace Hotel)'을 전격 인수했다. 뉴욕 중심가에 호텔을 보유한 곳은 국내 호텔가에서는 ㈜호텔롯데가 유일하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그 동안 국내외 인수합병(M&A)시장에서 통 큰 베팅으로 '글로벌 롯데' 의 의지를 보여온 신동빈 회장은 이번 인수로 또 한번 특유의 승부사 기질을 여실히 발휘했다. 또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으로 부터 그룹 승계와 관련해 눈도장도 확실히 받을 수 있게 됐다. 1일 롯데그룹은 지난 29일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더 뉴욕 팰리스 호텔'에 대한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지상 55층 규모의 더 뉴욕 팰리스 호텔은 총 909개의 객실, 23개의 연회장을 운영하고 있는 뉴욕의 대표적인 럭셔리 호텔이다. 세인트패트릭 대성당, 센트럴파크, 카네기홀 등 뉴욕의 주요 관광 명소와 인접했고, 세계 각국의 정상을 비롯해 각계 각층의 명사들이 사랑하는 호텔로 잘 알려져 있다. 뉴욕의 랜드마크인만큼 인수금액은 8억500만 달러(한화 약 8900억원)에 달한다. 이처럼 통 큰 베팅을 가능케 한 것은 신동빈 회장의 강력한 인수 의지다. 1980년대,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에서 수학하던 30대의 신 회장은 맨하탄에 위치한 이 호텔을 올려다보며 '글로벌 롯데'의 꿈을 키워나갔다. 뉴욕의 랜드마크로서 '더 뉴욕 팰리스 호텔'이 갖는 상징성을 직접 체감했기 때문에 반년 여에 걸친 이번 인수전을 진두지휘했다는 후문이다. 당시 롯데호텔은 1979년 서울 소공동점을 시작으로 이제 막 기치를 올리기 시작한 상황. 30년후 뉴욕 랜드마크 호텔 주인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을 정도로 작은 규모였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이 맨해튼에서 유학생활 시절 눈 여겨 봤던 호텔이 마침 매물로 나와 인수에 특별히 공을 들였다"며 "셰일가스 공장을 짓는 등 미국지역 해외사업을 확대해가는 와중에 상징성 있는 호텔을 사면 브랜드 인지도나 사업적인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앞으로 이 호텔은 ㈜호텔롯데가 새로운 법인을 세워 운영하게 되며 인수완료 시기는 8월말쯤으로 예상된다. 더 뉴욕 팰리스 호텔 인수로 신동빈 회장의 그룹내 위치는 더욱 확고해졌다는 평가다. 신격호 총괄회장으로부터 확실한 눈도장을 받게 됐기 때문이다. 한편 롯데호텔은 2010년 롯데호텔모스크바 개관을 시작으로 베트남 호치민과 하노이,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괌에 잇달아 호텔을 오픈하며 글로벌 리딩 호텔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왔다. 현재 중국의 심양, 옌타이, 청두와 미얀마의 양곤에도 호텔을 건설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호텔도 인수했다. 롯데의 다른 계열사 중 롯데케미칼은 지난 2011년 미국 앨라바마주에 현지법인을 세우고 생산설비를 건설해 운영하고 있으며, 2014년 2월에는 미국 액시올사와 합작으로 루이지애나주에 셰일가스를 이용한 에탄크래커 플랜트를 건설하기로 합의했다. 미국령 괌에는 2013년 롯데면세점, 2014년 롯데호텔이 각각 진출했다.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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