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 지성 기록에 한 골 남았다

EPL 헐시티戰서 7호곻…박지성의 한 시즌 아시아인 최다골 도전

기성용. 사진=스완지시티 공식 페이스북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기성용(26·스완지시티)이 자신만의 기록을 새겨 나간다. 언젠가 박지성(34·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흔적을 지워버릴지도 모른다.기성용은 지난 4일(한국시간) 영국 웨일스의 리버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헐시티와의 홈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어 3-1 승리를 이끌었다. 전반 18분 팀 동료 존조 셀비(23)의 중거리 슈팅을 상대 골키퍼 알란 맥그리거(33)가 쳐내자 달려들어 왼발로 차넣었다. 시즌 7호골. 팀 내 최다 골을 기록하며 득점 랭킹 공동 22위에 올랐다. 가가와 신지(26·일본)가 맨유 소속으로 지난 2012-2013시즌 세운 아시아 선수 프리미어리그 한 시즌 최다득점(6골) 기록도 깼다.2006년 프로에 데뷔한 기성용의 다음 관문은 생애 첫 두 자릿수 득점. 박지성이 세운 잉글랜드 무대 한국인 선수 한 시즌 최다 골도 눈앞이다. 박지성은 2010-2011시즌 맨유에서 여덟 골을 기록했다. 정규리그 다섯 골과 리그컵 두 골,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한 골을 넣었다. 기성용이 정규리그 남은 일곱 경기에서 두 골을 추가하면 새 이정표를 세운다.

박지성[사진=아시아경제 DB]

2012년 스완지에 입단한 기성용은 프리미어리그에서 세 시즌을 뛰며 공격 포인트 이상으로 박지성과 대등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2013-2014시즌 선덜랜드 임대 시절을 포함, 정규리그와 컵대회에서 총 104경기를 뛰었다. 출전시간은 7990분(경기당 76.8분). 맨유에서 일곱 시즌(2005-2012년) 동안 204경기, 12791분(경기당 62.7분)을 뛴 박지성보다 평균 출전시간이 길다. 경기당 12㎞ 안팎을 뛰며 '산소탱크'로 불렸던 박지성 못지않게 체력적으로도 경쟁력을 갖췄다. 올 시즌 전반기 스무경기 동안 220.8㎞(경기당 11.04㎞)를 달려 프리미어리그 전체 선수 가운데 활동량 부문 4위를 했다.기성용이 돋보이는 영역은 패스성공률. 경기당 평균 91.3%로 박지성(85.5%)보다 훨씬 정확하다. 왕성한 움직임과 경기를 조율하는 안정감에 득점력까지 갖춘 '만능선수'로 진화했다. 공격에 자신감이 붙으면서 중거리 슈팅과 프리킥이 주 무기였던 이전 시즌과 달리 벌칙구역 안에서의 득점 분포도 올라갔다. 올 시즌 넣은 일곱 골 가운데 다섯 골을 박스 안에서 기록했고, 왼발(4골)과 오른발, 헤딩(이상 1골씩) 등 득점 기술도 다양했다.강팀을 상대로 골을 넣는 점도 박지성과 비슷하다. 박지성은 '아스날 킬러'였다. 정규리그(4골)와 UEFA 챔피언스리그(1골)에서 다섯 골을 기록했다. 기성용은 맨유에 강했다. 지난해 8월 16일 개막 경기(2-1 승)에서 시즌 첫 골을 넣으며 승리를 이끌었고, 2월 22일 두 번째 대결(2-1 승)에서도 동점골을 성공시켜 헐시티전과 함께 두 골씩 기록했다. 그는 선덜랜드 임대 시절 첼시, 리버풀, 에버턴 등을 상대로도 한 골씩 넣었다.게다가 기성용은 20대 중반으로 전성기를 달리고 있다. 박지성의 기록을 넘어 프리미어리그에 새로운 발자취를 남길 가능성이 크다. 골잡이의 재능도 보인다. 그는 헐시티전 득점 장면을 떠올리며 "셀비가 중거리 슈팅을 할 때 골 기회가 왔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았다"고 했다.

기성용-박지성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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