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게이츠 사망부터 스파게티 나무까지…'역대급' 만우절 장난은?

▲'타코 자유의 종'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만우절인 4월 1일에는 종종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지곤 한다. 이중 단순히 만우절 장난인 것도 있고, 거짓말이기를 원했지만 결국 사실이었던 소식도 있다. 이를 테면 2003년 전해진 마이크로소프트의 빌게이츠 회장 피살 소식과 홍콩 배우 장국영의 자살이 대표적이다. 빌게이츠 피살은 장난이었지만 장국영의 안타까운 죽음은 사실이었다. 4월 1일 우리를 충격에 빠지게 만드는 소식이 있다면 찬찬히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다. 지금까지 우리를 혼란에 빠뜨렸던 '역대급' 만우절 장난을 정리해봤다. 우선 앞서 언급한 2003년의 빌게이츠 피살은 특히 국내 언론들을 깜짝 놀라게 했던 장난으로 꼽힌다. 우리나라에서 이 사건이 벌어진 것은 1일이 아닌 4일. 주요 방송사들은 미국 CNN을 인용해 빌게이츠의 피살을 속보로 전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주식 시장이 요동치는 등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이는 한 개인이 만우절을 맞아 장난으로 만든 미국 CNN 뉴스 인터넷 사이트에 언론이 속아 넘어간 것이었다. 속보 경쟁에 따른 오보의 위험성이 드러난 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 속기도 하지만 언론은 주로 만우절 장난을 주도한다. 황당한 뉴스를 진지하게 전하는 재미는 역사도 깊다. 대표적인 곳이 영국의 BBC다. 1957년 BBC는 스위스에서 나무에 스파게티가 열렸다고 '뻥'을 쳤다. 스파게티를 수확하는 농부의 모습도 합성으로 만들어 보도했다. BBC에는 이 뉴스에 속은 시청자들의 문의 전화가 빗발쳤는데 "토마토 소스 깡통에 스파게티 나무 가지를 심으면 잘 자란다"다고 천연덕스럽게 답했다고 한다.

▲BBC의 스파게티 나무

BBC는 이후 매년 만우절에 장난을 치고 있는데 최근인 2008년 하늘을 나는 펭귄이 발견됐다는 뉴스도 유명하다. 펭귄이 하늘을 나는 장면까지 보여준데다가 그동안 자연 다큐멘터리 분야에서 입지를 구축해온 BBC였기에 많은 이들이 속아 넘어갈 뻔했다.영국의 가디언도 자주 만우절 거짓말에 동참한다. 2009년에 자신들이 앞으로 188년 역사의 '잉크 시대'를 마감하고 트위터를 통해서 뉴스를 전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당시 가디언은 트위터를 통해 독점적으로 기사를 제공하는 세계 최초의 신문이라면서 언론 전문가들의 평가까지 실었다. 2008년에는 프랑스 대통령 부인이었던 모델 출신인 카를라 브루니가 영국 정부의 위촉을 받아 영국인들의 '패션 해결사'로 나선다는 거짓 기사를 실었다. 영국인의 패션에 대한 자조적인 개그였지만 여기에 낚여 국내 언론이 이를 그대로 보도하기도 했다. 또 2008년 스위스 국제방송은 스위스 마을에 살고 있는 한 90대 할머니가 '알프스 소녀 하이디'의 실존 모델이라는 만우절 뉴스를 전했다.패스트푸드 업체들의 만우절 장난도 잘 알려져 있다. 인상적인 것은 1996년 타코벨이 미국 독립의 상징인 자유의 종을 매입해 타코 자유의 종으로 이름을 바꿨다고 광고한 것. 버거킹도 1998년 '왼손잡이용 와퍼 햄버거'가 나왔다고 발표해 보는 이들의 실소를 자아냈다. IT기업들 중에서는 구글의 만우절 거짓말이 눈에 띈다. 2008년에는 구글 코리아가 사투리 검색을 선보여 재미를 줬다. 구글 코리아는 2009년에도 검색어를 입력하면 끝말잇기 게임을 시작하기도 했다. 또 2004년 구글은 달에서 일할 직원을 뽑는다는 공고를 올렸고 2005년에는 인터넷 서핑을 잘 할 수 있게 하는 음료수를 출시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김철현 기자 kc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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