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결제시장 변화 '모바일 카드'로 대표-온·오프라인 결제 간편해 빠른 성장-편리함 무기 삼아 해외시장 진출도 적극[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을미년 카드업계는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지난해가 카드사 고객정보 유출 사태로 땅에 떨어진 신뢰와 망가진 이미지 회복을 위한 '와신상담(臥薪嘗膽)'의 한 해였다면 올해는 본격적으로 수익 창출을 위한 도약의 해가 될 것이다. '핀테크(금융+기술)'로 인해 간편해진 결제 서비스가 등장하고 해외 카드시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는 동시에 정보보안도 더욱 강화하는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카드사들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새로운 사업은 핀테크다. 핀테크는 금융(finance)과 기술(t echnology)의 합성어로 사실 완전히 새로운 분야는 아니다. 핀테크는 간단하게 보면 금융 산업에 정보기술(IT)을 접목시킨 온라인 비즈니스의 일환인데 금융업계는 예전부터 IT 융합을 통한 시스템을 개발해왔다.정훈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금융과 IT는 예전부터 뗄 수 없는 관계"라면서 "핀테크라는 개념은 완전히 새로운 것이 아니라 과거에 '디지털 금융'이나 '신(新) 금융'으로 불러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 연구위원은 "IT컨설팅 업체들은 금융 관련 IT업무를 계속해서 지원해왔다"고 덧붙였다.그 중에서도 특히 카드업계는 전자지급결제수단으로써 가장 민감하게 IT 변화에 대응했다. 대표적인 예가 실물카드의 틀을 깬 '모바일카드'다. 모바일카드는 지급카드 정보를 모바일기기 또는 네트워크에 저장하고 대금 결제 시 모바일기기를 이용한다. 모바일카드는 크게 두 가지 방식이 있는데 유심(USIM)형과 애플리케이션형이다. 유심형은 스마트폰 유심칩에 카드를 내려 받아 일반 가맹점에 설치된 근거리통신망(NFC) 결제단말기에 스마트폰을 접촉하면 결제가 가능하다. 앱 카드는 결제 시 모바일카드 전용 앱을 실행해 바코드를 인식시키거나 결제번호를 입력하면 결제가 완료된다.모바일카드는 앱형 출시 이후 폭발적으로 결제가 늘어났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4년 상반기 중 지급결제동향'을 보면 모바일카드의 일평균 사용금액은 146억원으로 전년 동기(8억원) 대비 138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6월 말 현재 모바일카드 발급장수는 1019만장으로 2013년 말에 비해 568만장 더 많아졌다. 카드사들은 모바일카드 활성화를 위해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모바일카드로 결제가 가능한 가맹점을 늘리고 있다.카드사들은 모바일카드와 같은 기존 시스템을 바탕으로 더욱 편리한 간편결제 방식을 실현할 수 있는 핀테크를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카드사들은 기존 모바일카드 방식 이외에 다양한 방식의 간편결제를 도입하고 있는데 온라인 카드 결제 시 최초로 카드번호와 개인정보를 입력하면 이후부터는 아이디(ID)와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결제가 완료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이를 통하면 문자메시지(SMS), 자동응답전화(ARS) 등 사전 인증을 거치지 않고 비밀번호만 한 번 더 입력하거나 결제 버튼만 누르면 바로 결제가 진행된다.카드사 주도로 이뤄지고 있지만 간편결제 시장에서 신용카드 결제대행(PG)사의 성장도 함께 두드러지고 있다. 1위 신용카드 PG업체인 KG이니시스의 지난해 PG거래액은 10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5.7% 증가했다. 이는 앱 카드 및 신용카드 회사의 간편결제 서비스 보급이 확대되면서 나타난 결과로 KG이니시스의 모바일결제 비중은 2013년 4분기 14.4%에서 지난해 4분기 30.6%로 두 배 이상 상승했다. 지난해 9월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전자상거래 결제 간편화 및 액티브X(Active-X) 해결 방안'에 따라 카드사와 PG사 간의 제휴가 확대되고 PG사가 카드회원들로부터 직접 카드 정보를 수집·저장할 수 있게 가맹점 표준약관이 개정되면서 PG사 자체 간편결제 출현으로 다양한 방식의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해질 수 있다.김영환 LIG리서치본부 연구원은 "핀테크는 사용자에게 보다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비즈니스를 온라인화시켜 비용을 절감하는 차원의 성격이 강한데 온라인과 모바일 업체는 수혜가 예상되지만 금융·유통 분야의 오프라인 업체 입장에서는 위협적일 수밖에 없다"면서도 "소비자를 움직이는 힘은 익숙함, 편리함, 저렴함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는데 결제업체의 경우 핀테크를 통해 결제 차원에서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기득권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두 번째로 카드사들이 눈여겨보고 있는 곳은 해외시장이다. 해외 직접구매(직구)를 통해 신용카드 결제로 물건을 사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지만 반대로 해외에서 국내 사이트에서 물건을 사는 역직구와 국내에서 국내비거주자들의 결제 비중 증가도 상당한 수준이다. 특히 비거주자의 국내카드이용실적 증가는 카드사의 매입수수료 수입 증가 요인이 된다.한국은행이 발표한 보고서 '최근 해외 직구 동향 및 시사점'을 보면 올 상반기 해외 직구는 727만600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7% 늘었다. 금액은 753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8.5%나 많았다. 이와 더불어 지난해 상반기 역직구 역시 전년동기대비 23.1%늘어난 134억원을 기록했다.카드업계 관계자는 "국내 카드사들이 직구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20대 직구고객들을 잡고 잠재적인 고객까지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해외에서 비자나 마스타 브랜드를 통해 구매를 하면 보안 솔루션이 구축된 상태이기 때문에 다른 결제수단 보다 안전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해외 관광객 등 비거주자의 국내카드 이용실적도 크게 늘어났다. 여신금융협회가 발표한 3분기 해외카드이용실적 분석자료를 살펴보면 지난해 3분기 비거주자의 국내카드이용실적은 32억7000만달러로 국내거주자의 해외카드이용실적(32억달러)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거주자의 해외카드이용실적 대비 비거주자의 국내카드이용실적 비중이 2013년 3분기 88.1%에서 지난해 3분기에는 102.1%로 역전된 것이다.앞으로 국내 관광산업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돼 국내를 찾은 관광객들의 카드 이용실적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최근 대기업들이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포함된 복합리조트를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투자활성화 정책을 내놓고 있다. 타깃은 중국이다. 브랜드별 국내카드 이용실적은 유니온페이(Union Pay) 비중이 59.9%로 2011년 3분기 대비 3배 이상 급증했다. 유니온페이는 중국은련(銀聯)의 자회사로 중국의 신용카드 결제망을 운영한다.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증가하고 유니온페이 가맹점이 늘어나면서 유니온페이 실적도 같이 뛰었다. 지난해 3분기 중국인 입국자 수는 처음으로 200만명을 돌파하며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비거주자의 국내카드이용실적 증가율(37%)이 입국자수 증가율(9%)을 큰 폭으로 상회하는 것은 국내의 발달된 카드 네트워크와 높은 카드수용률에 의해 카드 이용이 촉진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카드사들의 직접적인 해외 진출도 기대된다. 신한카드는 카자흐스탄에 법인을 설립해 현지인을 대상으로 할부 및 리스 사업을 시작한다. 신한카드는 그동안 국내에서 신용카드, 할부금융, 리스 사업 등을 해오면서 쌓아온 영업 및 리스크 관리 노하우 등 사업 역량을 접목한다면 해외에서도 충분히 경쟁력 있는 사업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삼성카드도 비슷한 형태로 삼성그룹 관계사 연계를 통한 베트남 진출을 검토 중이다.앞서가는 서비스도 좋지만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하는 부분도 있다. 바로 보안이다. 최근 대만철도청 사이트에서 유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신용·체크카드 고객정보를 통해 게임 사이트에서 불법 결제를 시도하다 적발됐다. 다행히 카드사에서 구축한 이상거래감지시스템(FDS)을 통해 불법 결제는 사전에 차단돼 금전적 피해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카드 사용자들은 다시 한 번 놀란 마음을 쓸어내려야 했다.박춘식 서울여자대학교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핀테크가 간편하고 편리하다는 측면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에 현재 사용자 편익 측면이 부곽 돼 보이긴 하지만 카드사 내부적으로 정보보안을 엄격하게 갖춰나가고 있다"면서 "아직까지 구체적인 핀테크가 실현된 곳이 없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사안이지만 사용자 편리함과 함께 더불어 보안도 기본적으로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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