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학생 대학과 협의해 정원외입학…2015학년도 수능 보름 앞두고 교육계 대혼란
[아시아경제 이윤주 기자] 교육부가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세계지리 8번 문제에 '오류가 있다'는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에 승복해 상고하지 않기로 했다. 이로써 해당 문항이 오답처리돼 피해를 입은 학생들이 구제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성적 재산정 절차를 밟고, 피해 학생들의 정원외입학을 위해 대학들과 구체적인 협의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그러나 2015학년도 수능이 보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해 수능에 대한 구제 절차가 얼마나 실효성 있고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황우여 교육부 장관은 31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세계지리 8번 문항을 모두 정답처리하는 전제로 등급, 표준점수, 백분위를 다시 산출할 것"이라며 "변경된 점수를 토대로 대학은 학생들의 성적을 다시 산출해 추가 합격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채점과 결과 통보에 걸리는 시간 등을 고려할 때 피해학생들은 11월 중순께 변경된 성적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2015학년도 정시 원서 접수가 시작되는 오는 12월19일 이전에 해당 학생들이 추가 합격 여부를 알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수시모집의 경우 세계지리 등급이 올라가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충족하게 된 학생이, 정시는 세계지리 등급이나 표준점수 또는 백분위가 상승해 커트라인 점수를 넘는 학생이 구제된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는 "추가 합격이 결정된 학생들은 2015학년도 신입생으로 입학하게 되지만, 이미 대학에 입학해 1년을 이수한 학생들 중 성적을 재산출한 결과 작년에 지원한 대학에 합격한 경우 편입학을 허용할지 여부는 대학 등과 협의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이미 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생들의 경우 실제 구제가 되는지 여부, 즉 이로 인해 지난해 지원한 대학에 합격할 수 있는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기존에 정답으로 처리됐던 학생들이 탈락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교육부는 덧붙였다. 교육부는 또한 피해 학생들이 정원 외로 추가 합격하기 위해 필요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내년 2월까지 국회와 협의해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교육부가 내놓은 대책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구제가 현실성 있게 이뤄질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문이 끊이지 않는다. 정원외입학과 관련해 대학들이 교육당국의 '학생 구제' 입장을 받아들여야 하는데, 현재 2015학년도 입시에 분주한 대학들이 실효성 있고 구체적인 구제 절차를 협의하는 데 얼마나 동의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또한 해당 문항을 틀린 수험생들이 3점을 더 얻어 등급이나 점수가 오른다 해도 이들 학생이 지원했던 대학에서 이 문항 때문에 불합격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오종훈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1만8000명을 한꺼번에 구제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는 어려울 듯하다"며 "정신적인 충격과 관련한 위자료를 청구하는 민사소송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수시모집의 경우 등급을 다시 받으면 최저등급 때문에 떨어졌다는 부분이 명확해져 절차가 상대적으로 간단할 수 있지만 정시는 표준점수와 백분위가 달라지기 때문에 각 대학들과의 조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윤주 기자 sayyunju@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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