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3.0' 대변신 <하>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12월 첫 주를 향해 달려가는 삼성그룹 사업재편의 종착역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있다. 혹독한 경영수업을 마친 뒤 삼성그룹 부회장 승진과 함께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는 이 부회장은 처음으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부재중인 상황에서 그룹 사장단 인사의 최종 조정자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이 부회장과 삼성그룹 최고위 경영진들이 그리는 '삼성 3.0'의 윤곽도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 3.0의 핵심은 '초격차', '글로벌'= 지금까지 진행된 사업 재편 구도를 살펴보면 글로벌 시장에서 자리를 잡은 전자계열의 경우 '초격차' 구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비전자 계열은 전자 계열사에 기대지 않고 스스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수 있도록 덩치를 키우는 한편 사업간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금융계열은 구조조정을 통해 비대해진 덩치를 줄여 효율성과 실력을 높인 뒤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는 방향으로 사업재편의 밑그림이 그려졌다. 연말 인사서도 이같은 기조가 반영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최근 경영진들에게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수차례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글로벌 경험이 많은 인사들을 전면에 내세우겠다는 의향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예전 경쟁업체들의 뒤를 쫓아야 하던 입장에서 시장을 선도해가야 되는 상황이 됐다"면서 "연말 인사에서 글로벌 경험이 많은 인사들이 전면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후계구도 방점찍은 이재용, 최대 자산은 '글로벌 인맥'= 사업재편과 함께 주목해야 할 부분은 단연 이 부회장이다. 이 부회장이 갖고 있는 최대의 자산은 풍부한 인맥과 글로벌 시장서의 경험이다. 시진핑 중국국가주석,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물론 최근에는 베트남 최고권력자 응웬 푸 쫑 당서기장까지 인맥을 넓혀가고 있다. 응웬 푸 쫑 당서기장은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국가원수급 인사가 서초 사옥을 직접 방문한 것은 그가 처음이다. 글로벌 재계 인사들과도 막역한 사이가 많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대표적이다.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CEO, 래리 페이지 구글 CEO, 사티아 나델라 MS CEO 등과도 꾸준히 교분을 유지하며 사업으로 연결시키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삼성전자의 사업 전 부문에 걸쳐 이재용 부회장이 직간접적으로 미친 영향이 상당하다"면서 "각국 정재계 인사들과의 교분이 실제 사업적 성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3세 승계, 당분간 없다"= 복수의 삼성그룹 및 계열사 고위 관계자들에 따르면 연말 인사를 통해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을 이어 받는 승계 작업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병환으로 입원중이긴 하지만 호전중이고, 지난해부터 직접 추진한 '마하경영'을 비롯한 한계돌파 경영이 본격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승계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이미 후계자로서 행보를 본격화 하고 있는 상황에서 회장이라는 타이틀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것. 삼성 계열사의 한 고위 관계자는 "경영일선에 나서진 못하고 있지만 이건희 회장의 건강 상태가 날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는 만큼 승계를 서두를 이유가 없다"면서 "이미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그룹의 대표자로서 나서고 있는 만큼 회장이라는 타이틀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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