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장준우 기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16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기업 사내유보금 과세와 관련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히며 최경환 경제부총리에게 정면으로 대립각을 세웠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국가재정연구포럼'의 주최로 열린 '기업 사내유보금 과세의 바람직한 방향' 토론회'에 참석해 "기업이 오죽했으면 투자를 안 하겠는가"라며 "이 과세에 대해서 좀 반대 입장에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김 대표는 "기업들은 돈 벌 데가 없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이 너무 커져서 투자를 안하는 것"이라면서 "그런데 (정부가) 그것을 강제로 '투자 안 하면 과세한다' 이렇게 하는 게 과연 옳은 일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과세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미래에 대한 확실성을 주고 규제완화, 규제철폐, 또 기업을 도와주는 것이 정부에서 할 일이 아닌가"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대표가 사내유보금 과세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힘에 따라 사실상 과세가 불가능해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입법과정에서 여당의 협조 없이는 추진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여당 대표가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그만큼 여당의원들의 운신의 폭도 좁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김 대표가 최 부총리에게 대립각을 세우며 신경전을 벌인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김 대표가 기획재정부의 재정 확장 정책에 따른 재정 악화 가능성에 우려를 표시하면서 재정건전성 문제를 놓고 설전을 벌인 바 있다.한편 이날 열린 토론회에서는 기업 사내유보금 과세와 관련 열띤 찬반 토론이 벌어졌다.박준규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2018년이 되면 고령사회가 되는데 그때가 되면 경제 성장세를 회복하기는 쉽지 않다. 남은 기간 사이에 경제 체질을 바꿔야 한다"며 " 저축해야 할 가계가 빚을 내고 있고 빚내서 투자해야 할 기업이 저축하는 상황을 바꾸자는 것"이라며 찬성 의견을 냈다.박 선임연구원은 "과거 MB정부 때 줄여준 법인세만큼만 과세한다는 것"이라며 "기업이 법인세를 안내서 아낀 돈을 안 쓸거면 (세금으로) 돌려주자는 게 사내유보금 과세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한편 조경협 한국경제연구원 공공정책연구실장은 "우리나라가 내년부터 잠재성장률보다 높은 성장을 할 거라고 보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며 "정부가 과도하게 모든 정책을 동원하는 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사내유보금 과세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다.조 실장은 "사내유보금에 대해 상당히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 유보금이 높은 게 나쁜 게 아니고 기업이 잘했다는 건전지표로 보는 게 맞다"면서 "수익성 좋은 기업의 유보금이 느는 건 당연한데 기업 사내유보금 과세는 잘못된 생각에서 출발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문창용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은 "(사내유보금 과세가) 기업의 어떤 자율적인 투자나 의사결정 저해하고 정부가 한 방향으로 끌고 가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우리경제가 비상한 상황이기에 내수활성화와 기업·가계소득 선순환 위해서는 기존 제도와 다른 발상의 전환 제도 필요하다"며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장준우 기자 sowha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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