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전략 통했나?…의대 출신 CEO가 일냈다

토종신약 21호 탄생 비화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토종 신약 21호가 탄생했다. 바이오 제약사 카엘젬백스가 개발한 세계 최초 항암 백신 방식의 췌장암 치료제 ‘리아백스주’가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정승)으로부터 신약 허가를 받았다. 반도체 제조업체가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선택한 항암제 시장에서 일군 쾌거다. 의대 출신 최고경영자(CEO)의 공격적인 인수합병(M&A) 전략이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카엘잼백스 김상재 대표

1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전날 국내 신약 21호로 허가를 받은 췌장암 치료제 리아백스주는 내년부터 시판될 전망이다. 리아백스주는 암세포를 공격하는 기존의 항암제와는 달리 인체 면역체계를 강화해 암세포를 극복하도록 만든 일종의 항암 백신이다. 췌장암은 암 진단 후 5년내 생존율(8%)이 가장 낮은 난치성 질환이다. 기존에는 짧은 생존기간 때문에 제대로 된 치료도 없이 생을 마감하는 환자가 많았다. 하지만 영국에서 진행된 리아백스주의 임상 결과 생존기간이 짧은 췌장암 환자에게 부작용 없이 생존기간을 연장시키는 점이 확인됐다. 리아백스주는 M&A의 산고(産苦)를 거쳐 나왔다. 한양대 의대 출신인 김상재 대표는 한국줄기세포뱅크를 설립해 운영하다 2008년 반도체 회사인 ‘젬백스&카엘’의 지분을 인수했다. 필터 제조 기술과 줄기세포 추출 기술의 연관성 때문이다. 하지만 같은 해 글로벌 금융위기로 반도체 수출이 부진하면서 눈을 돌린 것이 의약품이다. 김 대표는 노르웨이의 항암백신 전문기업 젬백스를 인수, 리아백스주의 원료물질인 ‘GV1001'을 확보 항암 치료제 개발의 발판을 마련했다. 반도체를 만들어 해외 시장에 팔면서 항암제 개발 비용을 보탰다. 지난 7월에는 120억원을 들여 국내 제약사인 삼성제약을 인수하며 의약품 제조와 영업 파이프라인을 추가했다. 신생 바이오제약사가 85년 전통의 제약사를 인수하며 업계에 적잖은 파장을 남긴 것이다. 다만 췌장암의 경우 국내 환자가 드물어 수익성을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췌장암은 영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 발병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글로벌 허가를 추진하고 있는 항암 면역 세계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엘젬백스는 리아백스주의 원료물질인 'GV1001'가 이번에 허가받은 췌장암 치료 목적 외에도 폐암과 전립선암, 알츠하이머 등의 적응증을 추가하기 위한 글로벌 임상을 진행 중이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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