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전자주변 '고시원' 불·탈법 천국 왜?

[아시아경제(수원)=이영규 기자] 경기도 수원 영통 삼성전자 주변에 고시원을 신축한 뒤 씽크대 등 취사시설을 설치하고 공동주택으로 불법 용도변경해 임대업을 해 온 건축주와 토지개발업자, 이들의 불법행위를 알고도 묵인한 공무원 등 97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수원남부경찰서는 4일 건축법 위반 등 혐의로 토지개발업자 변모(53)씨와 건축사 정모(38)씨를 구속하고, 직무유기 혐의로 이모(51ㆍ6급)씨 등 수원시청 공무원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변씨 등에게 건설업등록증 임대를 알선한 브로커 임모(61ㆍ여)씨와 무자격 건설업자 전모(50ㆍ목수)씨 등 4명, 불법 건축 후 임대업을 한 건축주 한모(44)씨 등 87명을 건축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변씨는 2010년부터 최근까지 경기도 수원 영통 삼성전자 후문 인근 일반공업지역에 한씨 등 건축주를 모집, 불법으로 원룸을 짓도록 중개해주고 수수료로 건당 500만여원씩 총 2억여원을 받아 챙긴 혐의다. 변씨 등은 브로커 임씨를 통해 건설면허를 빌려 전씨 등 무자격 건설업자를 통해 7∼8층 규모의 원룸을 지은 뒤 상하수도 배관을 매립해 고시원으로 속인 뒤 사용승인을 받았다. 일반 공업지역에는 원룸 등 다가구주택 건축이 불가능하지만 상업시설인 고시원은 지을 수 있다는 건축법의 맹점을 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건축사 정씨는 건축주들이 변씨를 통해 불법으로 원룸을 짓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건당 1000만∼1500만원씩 받고 건축허가 및 사용승인 등 인허가 업무를 대행한 혐의다. 수원시 공무원 이씨 등은 지난해 초 해당 지역에 고시원을 빙자한 원룸이 들어선 사실을 알고 현장 점검을 거쳐 일부 불법행위를 적발하고도 추가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씨 등이 건축주 등으로부터 금전적 대가를 받았는지를 추가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건축법을 어긴 불법행위도 문제지만 수십명이 거주하는 건물을 무자격 건설업자를 통해 지었다는 것은 입주민 안전과 직결되는 큰 문제"라며 "해당지역 불법 건축물에 대해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이처럼 삼성전자 주변에서 고시원 불법용도 변경이 빈발하는 것은 삼성전자를 포함한 인근 중소 협력업체 직원들의 수요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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