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여행땐 그리 안비쌌는데…홍차, 한국오면 '뻥茶'

TWG Tea, 청담동 매장서 한 잔에 1만원 훌쩍 넘어...日로이스 초콜릿, 현지보다 3배 비싸[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김유나(27.여)씨는 싱가포르 여행길에서 맛 봤던 향긋한 TWG Tea 홍차를 잊지 못하던 차에 한국에 매장이 들어왔다는 소식을 듣고 한 걸음에 달려갔다. 작년 말 서울 청담동에 문을 연 TWG Tea 살롱&부티크 서울(TWG Tea Salon & Boutique Seoul)은 황금빛으로 꾸며진 외양부터 목재와 대리석으로 꾸며진 내부 인테리어까지 하나같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옛 싱가포르에서의 추억을 떠올리며 메뉴판을 펼친 순간 김씨는 높은 가격에 흠칫 놀라고 말았다. 홍차 한 잔이 1만2000원, 갖가지 향이 첨가된 프리미엄 홍차는 무려 2만8000원 이상의 가격대를 자랑하고 있었다. 김씨는 싱가포르에서 TWG 홍차를 좀 더 많이 사오지 않은 것을 후회하며 이번 겨울 휴가때는 싱가포르 여행을 다시 가보리라 결심했다. 1000여가지 종류의 차(茶)를 갖춘 싱가포르의 프리미엄 홍차 브랜드 TWG. TWG는 지난해 12월 국내 명품스토어 집결지인 서울 청담동에 TWG Tea 살롱&부티크 서울을 오픈했다. 이와 함께 TWG Tea 공식 온라인 쇼핑몰을 개설하고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에도 입점했다. 그러나 국내 TWG Tea의 가격은 해외에서 만날 수 있는 가격과는 큰 차이가 있었다. TWG Tea의 '기본'으로 통하는 로열 다즐링티는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에서 2.5g 티백 15개 들이 한 팩에 싱가포르 달러 23.36에 팔리고 있다. 29일 환율(811.49원) 기준으로 1만9000원 정도다. 한국에서는 이 동일한 팩은 3만4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단순 계산해봐도 한국에서는 같은 제품에 약 2배의 프리미엄이 붙는 셈이다. 이른바 '해외' 프리미엄은 TWG Tea 외에 다른 제품들에도 붙고 있다. 일본의 로이스(ROYCE) 초콜릿은 현지에서 20개 들이 한 팩에 660엔, 29일 기준 6500원 정도다. 그러나 신세계백화점 지하에 입점한 로이스 매장에서는 동일 제품 하나당 1만8000원에 팔리고 있다. 최근 엔저 현상 때문에 가격 차이가 더욱 벌어지면서 한국 소비자들은 현지보다 3배 가량 비싼 가격에 제품을 소비하고 있는 셈이다.신민아, 김하늘을 비롯해 연예인들이 자주 입으면서 국내에 유명세를 탄 프랑스 세인트제임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세인트제인스는 가장 인기가 높은 '나발(Naval)'라인 스트라이프 티셔츠가 신세계백화점 편집숍 등에서 12만8000원이다. 그러나 프랑스에서는 68유로, 한화로 약 9만원이면 살 수 있다. 이에 대해 TWG의 국내 유통사 관계자는 "우리도 저렴하게 제품을 공급하고 싶지만 기본적으로 국내에 유통하려면 30%의 관세가 붙고 여기에 배송비, 매장 임대료 등을 더하면 가격이 뛸 수 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한국소비자연맹 관계자는 "로이스는 한국에서 고가정책을 펼쳐 '고디바'와 동급으로 비교되며 오히려 마케팅에 성공한 사례"라며 "한국에서 유독 '고가정책' 마케팅을 펼치는 기업들이 많지만 해외직구가 활성화된데다 점차 가격비교정보가 많아지고 있어 점차 시장에서 가격이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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