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 확산중인 중국산 '몰래컴퓨터'로 북한 당국 골머리

[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중국산 중고 컴퓨터들이 장마당에서 헐값에 팔리면서 북한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민들의 컴퓨터사용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한 당국이 컴퓨터의 등록과 관리규정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9일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최근 몰래 노트컴(노트북 컴퓨터) 소지자는 소형 라디오 소지자와 동일하게 취급한다고 선포했다.북한에서는 개인들이 당국에 등록을 하지 않고 몰래 가지고 있는 노트컴을 '몰래컴'이라고 부른다. 북한에서는 소형 라디오를 갖고 있다가 적발되면 '간첩'으로 처벌받는다.북한 당국은 녹음기와 녹화기, 디지털 카메라, 컴퓨터와 같은 음악영상(미디어) 전자제품들을 반드시 국가에 등록하고 정기적인 검열을 받도록 하고 있다.RFA는 지난해부터 강화된 불법영상물 단속이 오히려 ‘몰래 컴’을 확산시키는 계기로 됐는데 장마당에서는 밀수꾼들이 들여 온 중국산 중고 노트컴을 최저 중국 인민폐 600원(한화 12만원)으로도 살 수 있다고 전했다.중고 ‘노트컴’은 값이 싸고 정전이 돼도 배터리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으며, 국가에 등록하지 않아도 감추기가 쉬워 단속을 얼마든지 피할 수 있다.등록되지 않은 노트컴이 늘면서 북한 당국은 장마당에서 암암리에 팔리고 있는 ‘노트컴’을 단속하는 한편 인민반 회의를 열어 “‘몰래 컴’을 가지고 있는 자들은 솔직하게 국가에 등록하라”고 주민들을 회유하고 있다고 RFA는 덧붙였다.북한 당국은 또 인민반 회의를 통해 개인 컴퓨터를 국가에 등록을 했다고 해도 비밀번호를 넣어 잠글 수 없도록 규정해 비밀번호를 넣어 당국의 검열을 어렵게 하는 컴퓨터는 임의로 회수 조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RFA는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몰래 컴’만 있으면 불법적인 영상물이나 음악, 게임 같은 것도 마음대로 즐길 수 있어 당국이 아무리 단속을 한다고 엄포를 놓아도 ‘몰래 컴’을 근절시키기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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