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주열 한은 총재 '소득불평등 해소, 내수 확충 도움'

'임기 남은 부총재보들, 억지로 나가라 안 한다'

[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3일 오후 출입기자들과 만나 "소득불평등 해소는 유효 수요를 높인다"면서 "성장잠재력 확보를 위해 내수 기반을 확충하려고 하면 불평등의 정도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특히 "소득불평등 정도가 심하면 인적자원 양성에도 상당히 문제가 생긴다"면서 "취임 직후 관련 부서에 연구를 당부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29일 아시아경제가 단독 보도한 내용과 상통하는 언급이다.(한은, 소득 불평등 보여주는 GDP 공개한다) 만찬을 겸한 이번 간담회는 지난 4월 세월호 참사에 따라 두 달 미뤄졌다. 이 총재는 간담회 당일 내정된 최경환 경제부총리 후보와의 관계를 묻자 "대학 동문이며 선후배 사이지만, 개인적인 인연은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의원과 한은 집행간부로 국회에서 만났던 일이 전부"라고 밝혔다. '금리 인하 압박' 가능성에 대해선 "나름의 역할이 다 있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이 총재는 아울러 "오는 18일 국·실장급 인사는 능력과 평판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면서 "임기 남은 부총재보들을 억지로 나가라고 할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문답. - 새 부총리가 오며 금리인하 가능성이 커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어떻게 협조해 갈 생각인가.(이 총재는 그간 금리의 방향이 적어도 인하쪽은 아니라고 언급해왔다)"나름의 역할이 다 있다. 서로의 역할을 존중해 주면서 적어도 경제흐름, 전망에 관한 인식은 간극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할 것르오 본다. 이게 기획재정부와 중앙은행의 바람직한 관계다."- 화법이 모호해졌다 "기본적으로 바뀐 것은 없지만, 지난 두 달 동안 소통이 생각했던 것보다 참 어렵다고 느꼈다. 시장에서 인식하는 것하고 제가 의도했던 것하고는 항상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었다."- (소득분배를 강조한)피케티 열풍이 불고 있다. 한은도 분배정책 같은 쪽에 연구를 할 계획이 있나. "취임하고 나서 곧바로 부서로부터 현안 업무를 보고를 받으며, 조사국과 경제연구원에 분배에 관해서도 한 번 연구를 해봤으면 좋겠다고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총재로 취임하기 전 지난 해 가을쯤부터 소득불균형(income inequality)에 대한 글이 부쩍 많이 나오더라. 우리나라의 불평등 문제가 다른 나라보다 크다거나 하는 현황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고, 성장잠재력 특히 소비, 내수쪽이 기반이 약한 게 늘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데 소득불평등은 내수, 소비차원에서 불평등을 해소하는 것이 유효 수요를 좀 더 높이는 쪽으로 작용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소득 계층에 따라 소비성향이 다르다. 불평등 정도를 완화시키는 것이 소비성향을 전반적으로 높이는 쪽으로는 작용할 거다, 앞으로 내수 기반을 확대하려면 불평등의 정도를 줄이는 것이 좋지 않겠나 생각했다. 불평등 정도가 심하면 인적자원 양성에도 상당히 문제가 생긴다. 불평등 정도가 심하고 저소득층이 늘어나면 양질의 교육을 받을 기회가 그만큼 상대적으로 준다, 그래서 장기적으로 인적자원을 양성하는데 걸림돌이 된다." - 창립기념사에서 거시건전성 종합점검체계 구축이나 또 공개시장조작을 효율적으로 하는 방법을 생각해야 되겠다고 했다. 외환시장의 체질 개선 등 질적으로 좀 향상될 필요성도 언급했다. 구체적인 구상을 밝힌다면. "2011년 한은법이 개정되면서 정책 수단이 확보되기도 전에 이런 책무를 받았는데, 주어진 권한 내에서의 거시건전성 금융안정기능을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길은 금융시스템 내의 리스크 요인 같은 것을 사전에 찾아내서 경고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제일 먼저 언급을 했던 거고, 통일은 전담하는 팀을 둬서라도 생각했던 것을 빨리 시작하는 게 좋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창립기념일이었던 12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 간담회에선 지준율 인하와 공개시장조작의 경기대응 효과는 지금 상황에서 제한적이라고 언급했다. 다른 정책 수단을 고민하고 있나. "경기 대응은 금리정책이 기본이다. 다만 보완적으로 여러 정책수단이 있다. 요즘 지준 얘기도 가끔 거론 되길래 언급한 것인데, 지준율 같은 정책은 지금 경기 대응으로서는 유효성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준율을 내리면 사실상 은행의 수지를 보전해주는 성격이 짙다. 은행 지준율을 내려주면 은행들이 여유자금이 생기는 건데, 그만큼 대출여력이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그 효과를 크게 기대하기가 어렵다. 은행의 수지보전으로만 효과가 그칠 것 같아서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이외에 대출정책은 지금도 쓰고 있다. 금융중개지원대출이다. 할 수 있는 수단은 항상 염두에 두고 필요할 때 쓸 수 있게 준비를 해 두고 있다."- 최경환 신임 경제부총리 후보와의 인연이 있나. "개인적인 관계는 전혀 없다. 최 부총리 후보가 국회 기재위원으로 활동할 때 집행간부로 먼발치에서 본 그 이상의 관계가 없다."- 내주 국실장급 인사가 있다. 인사 원칙이 있다면. "통상 1년에 두 번 하는 보완인사가 7월에 있지만, 부총재 자리가 비고 뉴욕사무소장이 공석이어서 인사 유인이 생겨 시점을 당겼다. 인사 원칙은 두 가지다. 능력과 평판을 가장 크게 보겠다. 업무와 조직 관리 능력을 보고 하겠다. 지금 국실장들이 대부분 2년여 재직하고 있는데, 2∼3년간 또는 그 전부터 누적된 업무능력과 관리능력에 대한 평가가 객관적으로 나와 있다. 또 한은은 정책기관이어서 국실장의 정책 역량이 아주 중요하다. 그래서 일종의 순환이 필요하다, 금융시장국장이 거기서만 오래 했던 것보다는 금융시장국장도 하고 국제국장을 하든가 통화정책국장을 하든가 이렇게 해야만 전체적인 정책, 경제를 보는 눈이라든가 정책을 수립하는 능력이 키워진다. 정책역량을 키우는 차원에서 2∼3년이 된 자리는 순환을 시킬 생각이다."- 지난 달에는 '앞으로 금리를 조정한다면 인상 쪽'이라고 했지만, 어제는 '경기회복세는 주춤했지만 판단을 유보하고 6월 지표를 좀 보겠다'고 했다. 5월만 해도 하반기나 내년 초에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깜빡이'가 들어왔다고 이해를 했는데 이제 깜빡이가 꺼지고 중립으로 간 것이냐. "4월, 5월 연거푸 똑같은 얘기를 했다. 4월에 경기 전망을 내놓을 때 4%, 4.2% 성장전망을 내놨는데 그러한 거시경제 흐름을 전제로 한다면 금리를 올리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5월에도 사실상 그 전제가 있는 거다. 예를 들면 잠재성장률 그 이상의 회복세를 보일 거라는 확신이 된다면 지금도 그 발언은 사실상 유효한 것이다. 그런데 시장에서는 이것을 하나의 시그널로, 소위 깜빡이로 받아들였다 이거다. 시기를 염두에 둔 것은 정말 아니었는데, 이게 아마 가까이 왔구나 하는 식으로 받아들여진 것 같다. 그런데 (세월호 참사 등으로)두 달 후에 경제여건이 달라졌기 때문에 4월에 봤던 그것을 그대로 끌고 가는 지가 확신이 안서는 거다. 어차피 한 달 후 지표를 보면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히기 때문에 앞으로의 정책방향에 대한 것은 한 달을 좀 있어보고 판단하겠다 이런 뜻이었다."- 이번 달이라도 임기가 남은 부총재보 중 일부에게 좀 나가달라 이렇게 말할 수도 있는 건가, 아니면 임기 말까지 같이 갈 것인가. "나가고 안 나가고는 본인이 판단하는 거다. 임기 전에 나가라, 그럴 생각은 없다. 지금도 좋은 기회가 있어서 나가면 나갈 수 있겠지만 제가 보들한테 임기 전에 나가라 그러지는 않을 것이다."박연미 기자 chang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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