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현기자
고잔1동 북쪽에 위치한 와동도 분위기는 마찬가지였다. 현재 침몰한 세월호 탑승자이자 와동에 거주했던 학생 97명 중 구조된 28명을 제외한 69명이 사망했거나 실종됐다. 한국디지털미디어 고등학교, 와동초등학교, 와동중학교 등이 모여있는 동쪽 지역에는 학생들이 몇몇 보였지만 서쪽은 한산했다. 근처 분식집 및 서점에서 단원고 학생들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단원독서실 주인은 “다른 학교 학생들은 많이 찾아오는데 단원고 학생은 사고 이후 거의 안온다”며 “단원고는 중간고사도 5월 중순 경으로 인근 학교 중 가장 늦게 치르는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다시 단원고 쪽으로 방향을 틀어 남쪽으로 이동하다, 버스정류장 앞에 교복을 입고 왼쪽 가슴에 노란 리본을 달고 있는 고등학생을 만났다. 자초지종에 대해 묻자 한국디지털미디어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중이라는 김모(18)씨는 “오늘 사고로 세상을 떠난 친구를 만나고 왔다”며 “실종자가 모두 구조될 때까지 리본을 떼지 않을 생각이다”고 말했다. 그는 사망한 친구와 중학교 3학년 때 동창이었으며 최근까지 같은 단과학원에 다녔다.해가 완전히 넘어가자 고잔1동과 와동은 더욱 고요했다. 평소에도 안산에서 가장 조용하기로 소문났던 이 두 동네에는 현재까지 150여명에 가까운 학생들의 목소리가 사라졌다. 그 대신 가끔씩 지나가는 차소리만 유난히 크게 들렸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