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경제 살아나면 초콜렛 값이 뛴다

[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초콜렛의 원료인 코코아 값이 고공행진 중이다. 전통의 초콜렛 소비처인 유럽 외에 중국,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 수요가 크게 늘어난 탓이지만 최근의 강세는 또다른 이유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지난 18일 런던 거래소에서 코코아 선물 가격은 톤당 1900파운드에 거래됐다. 올해 들어 10% 가량 오른 가격이다. 지난해에도 약 20% 상승한 이후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이와 관련 경제전문채널 CNBC는 최근 코코아 가격 상승에 외환시장의 탓도 상당하다고 분석, 보도했다. 영국 파운드화 강세가 코코아 가격 상승을 유도하고 있다는 것이다.이유는 코코아 가격 형성 과정에 있다. 코코아는 현물은 주로 달러로 거래되지만 런던 선물시장에서 형성되는 코코아 가격은 영국 파운드화로 결정된다. 코코아 가격이 변하지 않아도 달러 대비 파운드 가치에 따라 코코아 가격이 오르거나 내릴 수 있다는 의미다. 마침 최근 파운드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어 수요외적으로 코코아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되고 있는 셈이다.이때문에 영국경제가 호조를 보일수록 코코아 값은 더 오르는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예상마저 나오고 있다.18일 런던 외환시장서 파운드화 값은 1 파운드 당 1.674달러에 거래됐다. 5년반만에 최고치 수준이다.이날 파운드화 강세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발표된 고용 지표 탓이다. 영국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2월까지 3개월간 실업률은 6.9%에 그쳤다. 5년만에 최저치다. 이런 긍정적인 지표는 영국 경제의 성장 기대치를 더욱 높이며 파운드화 가치를 밀어 올리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의 유럽 환투자 책임자인 타노스 밤바키디스는 "달러화 대비 파운드화 강세는 올해 내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코코아 공급이 불안하다는 점도 가격을 흔들어 대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코아 주산지인 서아프리카 지역의 가뭄으로 인한 가을 작황이 부진할 경우 추가적인 가격 상승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하고 있다.이런 가운데서도 코코아 수요는 줄어들 기미가 없다. 최근에는 중국에 이어 인도네시아도 초콜렛 소비처로 부상하고 있다. 코코아 수출국이었던 인도네시아는 이제 코코아 순 수입국으로 전락했다.투자은행 에코뱅크의 소프트 코모디티 담당 책임자인 에드가 조지는 "신흥국의 수요가 늘어나며 초콜렛이 명품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초콜렛 가격이 상승하며 제조업체들이 코코아 버터 대신 팜 오일과 같은 값싼 대체제를 사용해 초콜렛의 본질이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도 함께 등장하고 있다.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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