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맛'에 대한 끝없는 탐구, 프리미엄 가전 시장에 문화로 접근
박원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 생활가전 전략마케팅 담당 전무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프랑스의 정치가이자 미식가, 미각에 대해 연구를 했던 브리아 샤바랭은 자신의 저서 '미식예찬(원제 : 미각의 생리학)'에서 "당신이 무엇을 먹었는지 말해달라, 그러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 1852년에 출판된 이 책에서 브리아 샤바랭은 "동물은 삼키고, 인간은 먹고, 영리한 자만이 즐기며 먹는 법을 안다"면서 "조물주는 인간이 먹지 않으면 살 수 없도록 창조하였으며 식욕으로써 인도하고 쾌락으로써 보상한다"고 강조했다. 오늘날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인들이 맛에 취하고 유명 쉐프들을 연예인만큼 선호하고 존경하는 문화는 이렇듯 유난하다고도 할 수 있는 미식에 대한 철학이 기초가 됐다.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냉장고 라인 '쉐프 컬렉션'도 '새로운 맛'이라는 진리에 대한 끝없는 탐구 속에서 시작됐다. 브리아 샤바랭의 말을 빌리면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의 냉장고를 보여달라, 그러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겠다"22일 오전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생활가전동으로 들어섰다. 최고급 프리미엄 가전 시장을 겨냥하고 나선 삼성전자의 쉐프 컬렉션이 개발되고 있는 곳, 전략마케팅을 진두지휘하는 박원 전무를 만났다. 박 전무는 삼성전자 입사전에는 13년간 화장품 업체 로레알의 프랑스 본사에서 마케팅을 담당했다. 박 전무는 생활가전 사업부의 주방기기를 담당한 뒤 전세계 유명 쉐프들을 삼성전자에 합류시켰다. 주방기기의 본질은 새로운 맛이고 이 분야의 최고 전문가는 쉐프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박 전무는 "화장품의 경우 피부과 전문의, 헤어제품의 경우 헤어디자이너들이 제품 개발과 마케팅에 참여하고 있다"면서 "삼성전자의 주방기기 역시 프로페셔널한 사람들이 갖고 있는 능력과 이미지를 제품에 접목시킬 필요가 있었는데 이런 측면에서 우리가 원했던 사람들이 바로 쉐프였다"고 말했다. 쉐프 컬렉션 냉장고는 철저하게 쉐프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만들어졌다. 냉장 기술도 온도를 기준으로 만드는 대신 음식물의 선도를 지키는데 초점을 맞춰 개발됐다. 박 전무는 "냉장고는 음식물을 오래 보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맛을 보관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보통 냉장고에 야채를 넣어두면 3일이 지나면 숨이 죽고 시드는데 일주일을 둬도 밭에서 막 따온 과일과 야채처럼 선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든 제품이 쉐프 컬렉션 냉장고"라고 말했다. 박 전무는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의 지향점이 제품이 아닌 문화를 팔고 이를 통한 게임체인저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단순한 문화 마케팅이 아니라 문화 그 자체를 이해하고 제품속에 녹여 내겠다는 것이다. 박 전무는 "프리미엄 주방 '클럽 드 쉐프'의 마이크로사이트에선 해외 소비자들이 쉐프들과 함께 지난 연말 작은 요리 대회를 여는 등 다양한 이벤트가 개최되고 있다"면서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스스로 경연을 하고 쉐프들이 의견들을 제시하는 등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무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쉐프 컬렉션이 이제 첫번째 단계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다음 단계에선 삼성전자가 쉐프 컬렉션 개발을 위해 연구한 결과들이 함께 발표된다. 맛을 넘어서 영양과 건강을 챙기는데 쉐프 컬렉션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 소개할 계획이다. 박 전무는 "다음 단계는 우리 냉장고와 주방 기구가 얼마나 선도와 영양소를 지켜내는지, 얼마나 건강한 요리를 할 수 있는지 축적된 데이터들을 활용할 것"이라며 "오래 사는법, 건강을 지키는 법 등은 지금 당장 가전제품에 구현할 수 있는 기능은 아니지만 중장기적으로 생활가전사업부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박 전무는 생활가전 사업의 궁극적 목표는 모든 부문에 걸친 혁신 제품들이라고 밝혔다. 박 전무는 "윤부근 소비자가전(CE) 부문 대표는 모든 부문에 혁신 제품들이 있어야 한다고 매번 강조하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생활가전사업부의 지향점"이라며 "생활문화 연구소와 빅데이터센터를 통해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들을 제품에 적극 활용해 전 부문에 걸친 혁신 제품들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방영된 삼성전자의 쉐프 컬렉션 광고는 마치 한편의 다큐멘터리처럼 만들어졌다. 순백의 눈과 얼음이 가득 찬 그린랜드와 끝없는 사막이 펼쳐진 몽골에서 쉐프 컬렉션 냉장고는 평생 한번도 본적 없는 대륙과 바다의 맛을 선물한다. 삼성전자가 팔고자 하는 것은 냉장고가 아니다. 쉐프의 손길에서 태어난 음식, 그리고 그 맛이 그리는 문화다.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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