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16일 오전 발생한 인천발-제주행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한 정부의 사고 대응에 대한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초기 잘못된 상황 인식으로 안이하게 대처해 사고를 키운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고, 이후엔 구조ㆍ실종된 인원의 숫자 마저 제대로 집계하지 못해 가족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이날 오전8시58분께 459명의 승객ㆍ승무원을 태우고 전날 저녁 인천을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6325t급 여객선 세월호로부터 전남 진도군 관매도 부근에서 "배가 가라앉고 있다"는 신고가 목포해양경찰청 상황실에 접수됐다. 이 배에는 마침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난 안산 단원고등학교 학생 325명ㆍ교사 15명이 탑승해 있었다. 신고가 접수되자 구조 당국은 즉시 헬기 16대와 선박 24척을 동원해 긴급 구조작업을 벌였다. 오전9시45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했고, 해양수산부를 중심으로 사고수습본부를 구성했다. 소방방재청장은 오전 10시께 현장으로 출동했고, 강병규 안전행정부 장관도 이날 경찰대학 방문 도중 급보를 받고 현장으로 직접 출동해 지휘 중이다. 박근혜 대통령에게도 김장수 국가안전실장이 곧바로 직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정부는 이번 사고가 '전원 무사 구조'라는 해피엔딩으로 끝날 것이라는 인식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는 현장 상황을 묻는 아시아경제 기자에게 "현장 파고가 1~2m 가량으로 잔잔해 큰 사고는 아닐 것 같다"고 말했다. 이같은 정부의 인식은 "단 1명의 인명피해가 없도록 구조에 최선을 다하라"고 말했다는 박 대통령의 '이례적인' 지시에도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즉 500명 가까운 인원이 타고 가던 배가 침몰하고 있는 상황에서 '단 1명의 인명 피해가 없도록' 하는 일은 확률이 매우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고 책임자 격인 박 대통령 입에서 직접 "단 1명의 인명 피해가 없도록 하라"는 말이 나온 것은 사고 초기 정부 당국으로부터 "별 일 없을 것 같다"는 보고를 받았기 때문이 아니겠냐는 것이다. 특히 이같은 정부의 안이한 인식이 사건 초기 구조 과정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해 더 많은 인명을 조기에 구조하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사고 발생 후 구조ㆍ실종 집계에서 큰 혼선을 빚어 애타는 탑승객 가족들의 심정에 불을 지르고 있다. 정부는 이날 오전 10시30분 브리핑에선 "오전 10시 현재 147명을 구조했다"고 발표했고, 이 숫자는 오전11시15분 현재 161명, 오후12시30분 179명 등으로 점점 늘어났다. 이후 오후 1시15분께 총 477명 중 368명을 구조했고, 2명이 사망했으며 나머지 107명은 '탐색 중'이라고 밝혔다.하지만 이같은 정부 발표는 곧 뒤집어졌다. 정확한 탑승인원 조차 틀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해경은 이날 오후 2시가 넘어서야 전체 탑승인원이 459명으로 승객 429명, 선원30명이라고 밝혀왔다. 특히 가족들이 애를 태우고 있는 실종ㆍ구조자 숫자가 오락가락 하면서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안행부는 구조 주체가 민간, 경찰, 군 등으로 나뉘어져 있어서 혼란이 발생했다는 해명이지만, 기본적인 통계에서 오류가 발생하는 바람에 언론들이 대량 오보를 내고 국민들이 혼란스러워하는 등 사고 수습 능력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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