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기준금리 큰폭 인상…자국통화 방어 나서

흐리브냐화 올해 54% 폭락…재할인금리 3.0%포인트 인상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우크라이나가 14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대폭 인상했다. 자국 통화인 흐리브냐화 가치 하락을 억제하기 위해서다. 러시아와 무력충돌 불안감으로 달러 대비 흐리브냐화 가치는 지난 2월 말 우크라이나 중앙은행이 달러 페그제를 포기한 이후 30% 이상 하락했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의 인플레이션 부담이 커지고 자금시장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중앙은행이 기준금리인 재할인 금리(discount rate)를 6.5%에서 9.5%로 인상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중앙은행은 오버나이트 대출금리도 7.5%에서 14.5%로 큰폭 상향조정했다. 우크라이나의 기준금리 인상은 8개월 만이다. 우크라이나 중앙은행은 "물가 상승을 억제하고 자금시장 상황을 안정시키기 위해 통화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우크라이나에 앞서 터키가 지난 1월 말 기준금리를 대폭 상향조정한 바 있다. 당시 터키 리라화 가치도 정국 혼란 탓에 급락하고 있었다. 달러·리라 환율은 기준금리 인상 당시 달러당 2.26리라선이었지만 현재 달러당 2.12리라까지 밀려 다소 안정을 찾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우크라이나 흐리브냐화는 연초 달러당 8.24흐리브냐를 기록했지만 14일 달러당 12.70흐리브냐에 거래됐다. 연일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우고 있는 상황인데 이러한 흐름은 한동안 더 이어질 전망이다.

우크라이나의 상황이 계속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동부 지역 친러시아계 분리주의 무장세력은 알렉산드르 투르치노프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최후통첩을 철저히 무시했다. 투르치노프는 앞서 현지시간 14일 오전 9시까지 무장세력들에 무기를 버리고 점거하고 있는 관공서에서 물러나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무장 세력은 시위를 지속하며 점거한 관공서 숫자를 늘렸다. 막상 최후통첩 시한을 넘기자 투르치노프 권한대행은 다소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했다. 그는 이날 동부 지역 주민들의 주민투표를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평화유지군 파견을 요청했다. 유럽연합(EU) 외무장관들은 이날 룩셈부르크에서 러시아 추가 제재를 논의하기 위한 긴급 회의를 가졌다. 외무장관들은 러시아 추가 제재에는 합의했지만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내놓지 못 했다. 잭 루 미국 재무장관은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추가 경제 제재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관심은 오는 17일 제네바 회의에 모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대사가 제네바에서 만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 사태 발발 이후 양국이 처음 대면하는 자리다. 이번 회동에는 미국과 유럽연합(EU) 관계자도 참석할 예정이다.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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