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출신 유망주, 하위리그서 담금질 끝에 정규투어 입성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특급루키'가 등장했다. 지루했던 슬럼프에서 완전히 벗어난 박성현(21ㆍ넵스ㆍ사진)이다. 지난해 2, 3부 투어지만 무려 4승을 거뒀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2부 투어 격인 드림투어에서는 결국 상금왕까지 차지해 기어코 KLPGA 정규투어 시드를 확보했다. 아직 어린나이지만 우여곡절이 많았다. 박성현은 "초등학교 2학년 때 엄마의 '골프 쳐볼래?'라는 말 한 마디에 인생이 바뀌었다"며 "어렸지만 공 맞히는 게 무척 재미있었다"고 했다. 고교 2학년 때 국가대표에 발탁된 유망주였다. 하지만 그때부터, 시쳇말로 좀 꼬였다. "잘해야겠다"는 부담감이 커지면서 이렇다 할 소득도 없이 1년 만에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드라이버 입스가 오면서 3년이나 고생도 했다. 미련 없이 프로의 길을 택했다. 2012년 프로테스트를 거쳐 정식 회원이 됐다. 그 해 말 시드전을 위해 무안으로 내려가는 길에 교통사고를 당해 또 다시 발목이 잡혔다. 시드는커녕 3개월이나 병원신세를 졌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2, 3부 투어로 내려갔고, 다행히 결과가 좋았다. 2부 투어에서는 1, 2차전 준우승에 이어 3차전에서 곧바로 우승을 일궈냈고, 3부 투어에서는 3승을 쓸어 담았다. 하위리그지만 쉬지 않고 28개 대회를 소화했고, 19차례나 '톱 10'에 진입하는 일관성도 자랑했다. "시드전 악몽을 다시는 겪고 싶지 않아서 악착같이 했다"고 했다. 초청경기로 출전한 ADT캡스챔피언십에서 7위에 입성해 이미 가능성을 보였다. 지난해 12월 필리핀으로 떠나 3개월간 지옥의 동계훈련도 곁들였다. 지난주 돌아와 제주도에서 열릴 개막전을 위해 곧바로 제주로 건너가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박성현은 "드라이브 샷의 비거리나 정확도 모두 만족스럽다"며 "동계훈련 동안은 숏게임에 매진했다"며 자신감을 표명했다. 남은 관건은 체력이다. 지난해 초청받은 2개 대회를 통해 정규투어에서는 무엇보다 체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4월부터 26개 대회가 거의 매주 열린다. 박성현 역시 "요즈음은 체력훈련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고 소개했다. 넵스라는 든든한 후원사를 만난 것도 큰 힘이 되고 있다. "또래들보다 2~3년이 늦었다"는 박성현은 "루키지만 공격적인 플레이로 반드시 신인왕에 오르겠다"며 "앞으로 5년 이내에 미국으로 진출해 '올해의 선수상'까지 도전하겠다"는 당당한 포부를 밝혔다.손은정 기자 ejs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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