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가격 조작 소송 잇따라…美헤지펀드, 5개 은행 고소

AIS 캐피털 '도이체방크·바클레이스 등 금 거래 통제해 부당 이득'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금 가격 조작 관련 소송이 잇따르고 있다. 1주일 사이에 금 가격 조작 소송이 두 건 제기되면서 리보에 이어 금 가격 조작 논란도 확대되는 모양새다. 미국 코네티컷에 본사를 둔 헤지펀드 AIS 캐피털 매니지먼트가 바클레이스, HSBC, 소시에테제네랄, 도이체방크, 캐나다 노바 스코티아 은행 등 5개 은행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 5개 은행은 하루에 두 차례 결정되는 런던 금 시장의 가격 결정에 관여하고 있다. FT는 미국 워싱턴에 본사를 둔 한 로펌이 AIS 캐피털을 대신해 지난 10일 5개 은행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AIS 캐피털은 소장에서 "이들 5개 은행이 수익 확대를 위해 서로 짜고 금 관련 거래를 통제했다"며 "이 때문에 금 투자자들은 상당한 금전적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AIS 캐피털은 2004년 이후 금 관련 상품에 투자했던 모든 투자자들에 최소 500만달러 이상 배상금이 지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도이체방크는 이번 소송은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이라며 소송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바 스코티아 은행도 공소 내용을 부인하다며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머지 3개 은행은 답변을 거부했다고 FT는 전했다. 이들 5개 은행을 상대로 금 가격 조작 소송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케빈 메이어라는 이름의 한 트레이더가 지난 4일 같은 혐의로 5개 은행에 대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금 가격 조작은 리보 조작과 마찬가지로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논란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도이체방크는 독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과 영국 금융당국이 금 가격 조작 논란과 관련한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도이체방크는 지난해 12월 당국의 규제 강화와 비용 부담 증가를 이유로 상품 사업부를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축소 방안의 일환으로 런던 금 가격 결정 패널 자격도 다른 은행에 넘기겠다고 밝혔으며 지난 1월에 몇 몇 은행들과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AIS 캐피털은 금 시장에 투자하는 펀드를 3개 운용하고 있으며 운용 규모는 4조달러다. 이 중 한 펀드는 지난해 67%의 손실을 기록했다. AIS 캐피털은 2003년 투자를 시작한 후 연 평균 4.5%의 수익률을 올렸지만 지난 3년 동안에는 연 평균 44%의 손실을 기록했다. AIS 캐피털은 1992년 설립된 미 투자운용회사 AIS 그룹의 계열사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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