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 예견 가능했던 비극…무너진 인간의 존엄성

[아시아경제 e뉴스팀]3년의 방송 기간 동안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SBS 예능프로그램 '짝'의 비극은 예견 가능한 것이었다. 지난달 28일부터 제주도 모처의 펜션에서 촬영을 진행했던 '짝'의 한 여성 출연자가 지난 5일 목을 매 숨진 채로 발견됐다. SBS는 같은 날 오전 공식 보도 자료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밝히며 사후 처리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방송 사상 초유의 사태에 봉착한 '짝'은 이미 예견할 수 있었던 일이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시청률 지상주의가 만들어 낸 폐해"라며 "너무 자극적인 내용이 문제였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짝'은 일반인인 출연자들의 인간성에 초점을 두는 대신 상업적 부분만을 방송에서 부각시켰다. 출연진들은 방송을 통해 사랑과 믿음, 배신 등 심리적 부분을 방송에서 가감 없이 드러낼 수밖에 없었고 제작진은 이 부분을 자극적인 편집으로 포장했다. 처음 보는 이성 앞에서 선택을 하거나 선택을 당하는 촬영 과정에서 출연자들이 입는 마음의 상처는 신경 쓰지 않았다. 제작진은 일반인들이 카메라를 통해 자신의 일상을 드러낼 때 받을 스트레스를 보살피기 보다는 '짝'이 불러일으키는 논란에 더 환호했다. 프로그램 제작 시에 지켜야 할 '선' 대신에 시청률과 대중들의 관심을 더 우위에 뒀다. 종종 방송 측면에서 '독하다'는 평이 있었지만 '짝'에겐 그런 논란은 문제가 아니었다. 위태로웠던 '짝'은 결국 한 여성 출연자의 생명을 벼랑 끝까지 몰아갔다. 시청률과 대중들의 호기심의 자극은 결국 인간의 존엄성을 무너뜨렸다. 평범했던 일반인이 고통을 호소하며 죽음의 문턱을 넘었을 때, '짝'은 더 이상 사랑을 찾고 행복함을 발산시키는 리얼리티가 아닌 잔인한 생존 게임의 비극으로 남겨졌다. e뉴스팀 en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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