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HD TV 넉달 만에 북미서 1위…경쟁사가 시장 키워 놓으면 브랜드파워로 뒤집어
▲삼성전자가 지난해 12월 출시한 세계 최대 110인치 UHD TV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8년 연속 세계 TV 시장 1위인 삼성전자의 브랜드파워가 경쟁 업체들의 '시장 선도' 전략을 무색케 하고 있다. 경쟁 업체의 제품 출시를 지켜본 뒤 한발 늦게 시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강력한 브랜드파워를 앞세워 단 몇 개월 만에 선도 업체를 압도하고 있다. 27일 시장조사기관 NPD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북미 초고화질(UHD) TV 시장에서 금액 기준으로 11월 48.3%, 12월 49.8%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7월 처음 북미 시장에 UHD TV를 선보인 이후 4개월 만에 소니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하며 '평판 TV=삼성'에 이어 'UHD TV=삼성'이라는 공식을 만들었다.삼성전자가 북미 시장에 처음 UHD TV를 처음 출시할 때만 해도 점유율은 2.5%에 불과했다. 먼저 진입한 소니가 시장의 대부분인 82.8%를 점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우수한 화질과 차별화된 기능 및 마케팅으로 소니를 끌어내리고 1위에 등극했다.UHD TV는 LG전자가 2012년 8월 84인치 UHD TV를 가장 먼저 내놓으며 시장을 열었지만 지금은 주도권을 잃은 상태다. LG전자의 지난해 12월 북미 UHD TV 시장점유율은 2.5%에 불과해 중국 세이키(3.7%)에도 뒤지고 있다. 시장 선도 전략으로 차세대 TV 시장에 가장 먼저 뛰어들었지만 정작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간 북미 전체 TV 시장에서도 지난해보다 2.4%포인트 상승한 32.3%의 점유율로 8년 연속 1위를 달성했다. 2~3위 업체인 비지오(16.1%)와 LG전자(11.3%)의 시장점유율을 더한 것보다도 높은 수치다.세계 TV 시장에서 8년 연속 1위를 차지한 삼성전자의 브랜드파워와 '에볼루션키트'로 미래 UHD 방송 표준에 대응할 수 있는 점 등이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주요 유통업체들과 손잡고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벌인 것도 주효했다는 평가다.삼성전자 UHD TV는 유럽에서도 지난해 10월 수량 기준 48.3%의 시장점유율을 달성했다. 지난해 7월 유럽에 UHD TV를 출시한 이후 3개월 만에 시장의 절반 가량을 차지한 것이다. 유럽에서 가장 큰 TV 시장인 독일ㆍ프랑스뿐만 아니라 영국ㆍ스위스ㆍ덴마크 등 주요 25개국에서 40~60% 시장점유율로 1위를 지키고 있다.삼성전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에서도 비슷한 전략을 취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LG전자는 지난해 평면 및 곡면 OLED TV를 세계 최초로 출시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라 본격적인 대응을 미루고 있다. 시장이 개화하려면 수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고 UHD TV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성급하게 앞서 가기보다는 시장의 상황을 충분히 살핀 다음 고객들이 원하는 수요에 초점을 맞추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판단이다.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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