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타임]금융감독원 고졸 신입직원 합격자 이상선씨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힘든 일, 어려운 일 가리지 않고 열심히 해 20~30년 후에는 전문가적인 면모를 갖춘 사람이 되고 싶다."금융감독원 입사 일주일 차를 맞은 신입사원 이상선(사진·18세)씨의 포부다. 그는 지난해 8월 금감원이 발표한 '고졸(6급) 합격자' 5명 중 1명이다. 금융감독원은 전국 상업계 특성화고에 공문을 보내 추천을 받았다. 이 씨는 21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증을 거머쥐었다. 이 씨를 만난 곳은 신입직원 교육이 진행 중인 서울 통의동 금감원 연수원. 그는 "엑셀 수업을 형, 누나들과 함께 즐겁게 받고 있다"고 했다. 그가 금감원에 입사를 준비하게 된 것은 고교(삼일상업고등학교) 선배이자 지난해 금감원 고졸 채용 합격자인 이예슬씨의 영향이 컸다. 이씨는 "먼저 입사한 선배를 보면서 꿈을 꾸기 시작했다"며 "선배에게 이것저것 물어보고 조언을 받은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서류ㆍ필기시험ㆍ1차 면접ㆍ2차 면접 등 4차 과정을 거치는 전형단계는 만만치 않았다. 필기시험부터가 난관이었다. 경제상식을 묻는 25개 문제를 포함해 논술 문제로 '우리사회 갑ㆍ을관계 해소방안'과 '노령화 문제의 대안'이 출제됐다. 평소의 생각을 바탕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나갔다. 매일 밤 10시까지 학교에 남아 시험을 준비했던 것이 도움이 됐다. 면접전형에선 자신감 넘치면서도 예의바른 모습을 피력했다. 면접장에 들어갈 때부터 우렁찬 목소리로 인사 했고 밝게 웃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금융권 공기업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시험 준비 외에도 동아리활동 등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씨는 축구동아리와 기업자원관리 동아리를 하면서 다채로운 경험을 쌓았고 면접과정에서 큰 도움이 됐다. 대졸자들 사이에서는 '고졸 특별채용'이 역차별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얘기를 꺼냈다. 이에 대해 이씨는 "사실 그런 질문을 받을 때 가장 난처하다"며 "하지만 고등학생들에게 대학 진학 말고도 다른 길이 있다는 걸 보여줬다는 점에선 (개인적으로) 의미 있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학에 들어갈 또래친구들이 부럽지 않냐는 질문에는 "MT를 못간 게 한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직장생활하면서 워크샵 가는 것으로 대신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러면서 "'침착하면서도 책임감 있게 일 잘하는 신입직원'이라는 평가를 받고 싶다"며 "나이가 제일 어리기 때문에 누구에게든 먼저 다가가는 붙임성 있는 막내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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