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인권침해 비판 대자보 인천교육청에 부착, 1시간만에 철거…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인천시교육청에 학생들의 인권 침해를 비판하는 ‘안녕들 하신가요?’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다. 그러나 이 대자보는 부착한 지 1시간여만에 교육청 직원들에 의해 철거돼 청소년들의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도 일고 있다.인천지역 청소년 3명은 2일 오전 10시께 인천시교육청 정문에 ‘인천시교육청 안녕들 하신가요?'라는 제목의 대자보 1장을 붙였다. 대자보는 청소년 4명이 작성한 것으로 청소년 복장·두발 규제, 일제고사, 대학입시 등 학생 인권을 침해하는 교육정책을 비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들은 대자보에서 “원치않는 두발·복장 규제에 신음하고 있고, 입시지옥으로 매해 수많은 학생들이 죽어가고 있다. 일제고사에서 학교순위를 올리기 위해 강제로 방과후수업을 듣고 있다”고 밝혔다.또 “학교에서 성 평등을 말하지만 행동은 성 차별적이다. 여학생도 축구를 하고 싶고 바지교복을 입고 싶다. 하루 12시간 넘게 생활하는 학교에서 잠깐의 ‘폰질’(휴대전화 사용)을 할 시간조차 없다”는 등 모두 12가지 사항을 지적했다.하지만 이들이 붙인 대자보는 1시간여만에 교육청 관계자에 의해 철거됐다. 이 관계자는 “교육청 정문에 대자보 부착은 안된다. 교육청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올리거나 관계부서에 하라”며 이들을 대자보와 함께 돌려보냈다.앞서 지난 12월27일 인천의 모 고교 1학년생이 같은 내용의 대자보를 학교 담벼락에 붙였다가 학교측에 의해 철거됐다. 이 학생은 학교 측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면 징계를 안 하겠다고 해 마지못해 잘못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교육청에서 대자보를 붙인 박건진(19)군은 “학교나 시교육청, 교육부는 청소년들의 목소리(대자보)를 숨기거나 징계로 대응할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응답해줘야 한다”며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담은 대자보를 붙이는 일을 앞으로도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전국적으로 청소년의 대자보 부착에 대한 표현의 자유와 인권 침해가 잇따르자 전교조와 학생인권단체 등이 연대해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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